
KBS 1TV가 2015년 을미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인 시니어토크쇼 ‘황금연못’의 진행자인 아나운서 가애란(33·사진)이 방송 도중 부모님 생각에 눈물을 보였다. 지난 10일 오전 8시30분 방영한 ‘황금연못’ 2회의 주제는 남편과 아내가 둘 다 직장생활을 하는 통에 아기를 봐줄 사람이 없는 맞벌이 부부의 애환을 다뤘다. 양육 문제로 고심하는 며느리가 시댁과 합가해야 할지 말지를 놓고 55세 이상 시니어 패널들 간에 불꽃 튀는 격론이 오갔다.
패널로 출연한 한 여성이 “나는 젊었을 때 맞벌이를 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며 “한창 엄마 손길이 필요한 나이의 애들을 그냥 자기들끼리 내버려 둔 것이 지금 생각해보니 가장 후회스럽다”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이 발언을 받아 진행을 하던 가애란은 맞장구를 치며 “맞아요. 저희 어머니도 맞벌이를 하신 것 때문에 저한테…”라고 말하다가 갑자기 울컥했다. 고개를 잠시 돌려 손으로 눈두덩을 지긋이 누른 가애란은 울먹이여 말을 이어갔다. “어릴 때 곁에 오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지금도 제게 말씀을 하세요. 아, 어떡해….”
전혀 예상치 못한 진행자의 울음에 패널들의 표정도 숙연해졌다. 보조 진행자인 소리꾼 남상일이 “아니, 우리 부모님들이 어디 당신들 좋으라고 맞벌이를 하셨겠느냐. 다 자식들 위해서 그런 것 아니겠느냐”라고 판소리를 하듯 힘차게 외쳐 겨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가애란은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8년 KBS 34기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2013년 2월 방영한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국악 특집편에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도 남자 멤버들과 창극을 열심히 연습해 대중 앞에서 공연을 마친 뒤 한없이 눈물을 쏟아 시청자와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됐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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