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찰나의 방심 허용않는 편백나무 욕조 만들기

입력 : 2015-01-02 20:03:48 수정 : 2015-01-02 20:03:48

인쇄 메일 url 공유 - +

EBS ‘극한직업’ EBS ‘극한직업’은 4일 오후 12시30분 나무 욕조를 만드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겨울철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혈액 순환을 도와준다고 알려진 반신욕과 족욕의 효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선 ‘히노키’로 많이 알려진 편백 목재로 만든 욕조 제품이 인기다. 편백은 피부 질환에 좋고 항균 작용을 하는 피톤치드가 일반 나무보다 5배나 높은 데다 물에 닿으면 특유의 향이 퍼지는 특징이 있다. 

대패질 중 시야를 가릴 정도로 뿌옇게 나오는 나무 먼지는 목수 일을 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다.
EBS 제공
이런 인기에 힘입어 국내산 편백으로 욕조와 족욕기 등을 제작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전남 영암에 위치한 이 공장은 주위에 조성된 편백 숲에서 해마다 좋은 나무를 선별해 잘라 재목을 만든 후, 수개월에 걸쳐 건조한다. 1차 가공이 끝난 목재는 재단, 대패질, 집성 등의 다양한 공정을 거치는데 위험한 기계로 나무를 다루는 일인 만큼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매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거목을 옮겨 제재하는 일부터 하루에도 수백번, 규격에 맞게 재단하는 일까지 목수는 위험을 감수하며 나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특히 편백에는 일반 나무보다 옹이가 많아 일일이 파내고, 새 조각을 끼워 넣어야만 뒤틀림을 방지할 수 있다. 자동화 기계로 만들면 제품 사용 도중 물이 샐 수 있어 수고스럽더라도 100% 수작업만 고집한다.

사람 몸에 닿는 욕조 제품인 만큼 거친 면을 깔끔하게 다듬어야 하는 건 물론이고 나무 조각을 잇는 집성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대패질이 필수다. 30㎏에 달하는 목재를 옮긴 후, 온 힘을 다해 대패 기계 안으로 밀어 넣는 일까지 고된 육체노동은 오랜 경력의 목수에게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가장 큰 고역은 대패질 중 나오는 나무 먼지를 온 몸으로 맞아야 할 때다. 시야를 가릴 정도로 뿌연 먼지는 마스크를 껴도 입안에 들어갈 정도다. 가정용 건식 사우나 제품을 제작하는 곳의 작업 환경도 이와 유사하다. 날카로운 톱날과 곳곳에 가득한 나무 먼지, 시끄러운 기계 소음 등 목수의 일터는 지뢰밭과 같다.

김승환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베이비몬스터 아현 '반가운 손인사'
  • 베이비몬스터 아현 '반가운 손인사'
  • 엔믹스 규진 '시크한 매력'
  • 나나 '매력적인 눈빛'
  • 박보영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