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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면서도 쾌락"…사디즘의 기원 사드 후작

입력 : 2015-01-02 15:51:43 수정 : 2015-01-02 15: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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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전집' 1권 출간…"약 10년간 14권 출간 예정"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가 횡행하고, 나폴레옹이 승승장구하던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그는 유럽 최대의 격동기였던 그때, 두 번의 사형선고, 15년의 옥살이, 14년의 정신병원 수감 생활을 겪었다.

세상 사람들이 그를 미치광이로 여길 때, 그는 미친 듯이 글을 썼다. 오늘날 가학 성애를 의미하는 사디즘(Sadism)이란 단어의 기원이 된 D.A.F 드 사드(1740~1814) 후작 얘기다.

그런 사드의 전작(全作)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출판사 워크룸프레스는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를 시작으로 1년에 1~2권씩 약 10년간 사드의 전작을 14권으로 출간한다고 2일 밝혔다.

사드와 관련된 책은 여러 차례 출간됐지만, 전집이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66~67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사드 후작 전집 결정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포베르판 '사드 후작 전집'(1986~91)과 '비블리오테크 드 라 플레이아드'판 사드 작품집(1990~98) 등을 부분적으로 참조했다.

1권에는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를 비롯해 'L양을 위한 연가' '어느 문인의 잡문집' 등 10편의 시, 산문, 소설 등이 실렸다. 모두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작품이다.

표제작인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는 사드가 수감된 지 4년째인 42세에 완성한 작품. 생전에 출간되지 못하다 1926년 세상에 나왔다.

제목처럼 사제와 죽어가는 자의 대화를 묶은 단편 소설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이를 전도하려는 사제에게 오히려 호통을 치는 한 무신론자의 이야기가 담겼다.

죽어가는 이는 신을 믿으라는 사제의 권유에 "인간 정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모든 것은 한낱 망상"이라고 말하거나 "예수는 마호메트보다 나은 점이 없고, 마호메트는 모세보다 나은 점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 그가 신봉하는 건 이성, 자연의 법칙, 그리고 쾌락.

"설교자 양반. 자네의 신과 종교를 내려놓게. 그런 건 있어봤자 인간의 손에 무기만 쥐여줄 뿐이네. 세상 모든 재해와 전쟁의 폐해를 다 합쳐도, 신이나 종교 따위의 역겨운 이름으로 지구가 흘린 피에는 미치지 못할걸세. 하지만, 행복의 즐거움, 특히 이 세상에서 그것을 누리는 일만은 절대로 포기하지 말게. 그것이야말로 삶을 배가하고 확장할 유일한 방법으로 자연이 자네에게 준 선물이니까."

200쪽. 성귀수 옮김. 1만8천원.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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