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용도로 활용 약속 뒤집어
주민들 “고밀도 해소 시설 절실”, 전면 공원화 요구 시위 등 벌여 경기도 화성의 동탄 1·2 신도시 사이에 낀 ‘대체농지’에 대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익 용도로 활용할 예정인 가운데 인접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화성동탄 지역민들로 구성된 ‘동탄을 사랑하는 모임’ 주민 100여명은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LH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LH는 동탄1기 신도시 대체농지를 전면 공원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구 내 대체농지를 공공 용도로 사용하겠다던 LH가 한옥마을과 호텔 등을 조성하려 한다”며 “이는 소수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서, 해당 계획안을 철회하고 당초 약속대로 오산천과 연계한 생태공원을 조성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동탄1기 신도시는 개발단계부터 택지 개발에만 치중됐다”며 “고밀도·불균형을 바로잡을 공원과 공공시설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체농지는 2001년 화성동탄 택지개발지구 지정 당시 편입되는 농지 대신 농림부가 대체농지를 조성하는 조건으로 마련된 81만2136㎡(농지 48만8482㎡, 비농지 32만3653㎡) 규모다.
동탄1기 신도시 외곽 쪽에 마련된 대체농지는 동탄 2기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동탄 1·2 신도시 사이에 끼어 개발압력이 높은 지역이다. 더욱이 동탄신도시 1기 사업 준공 2개월 후인 2008년 6월 대체농지 지정 제도가 폐지되면서 활용 방안이 초미의 관심을 받아온 지역이다.
문제는 LH가 이의 활용 방안에 대해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 없이 국토부로부터 한옥마을(440가구)과 한옥호텔(3만7000㎡), 유통시설(10만2000㎡) 등을 조성한다며 실시계획 승인까지 받으며 불거졌다. 주민들은 LH의 대체농지 개발 소식을 접하자 신도시 조성 당시 ㎡당 17만원에 수용한 농지를 500만원에 팔아 부당이익을 조성하려 한다며 이곳에 생태공원 등 주민을 위한 녹지를 조성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해 오고 있다.
이들은 동탄센트럴파크의 1인당 녹지 면적이 3.0㎡로 분당(6.8㎡)·판교(13.9㎡)·광교(26.8㎡)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데다 LH 측이 대체농지를 공공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해 왔기 때문에 이를 실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정은 동사모 공동대표는 “LH는 동탄을 분당 이후 최대의 신도시 사업이라고 홍보하면서도 주민들의 편의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LH 관계자는 “주민과의 약속대로 전원풍의 신도시 조성을 위해 도심 내 농촌 한옥의 개념을 도입하자는 것이지 고급 한옥주택 개념은 아니다”고 말했다.
인접한 화성시 등 주민들은 “정부 투자 공공기관이 수익 사업에만 매몰돼 미래 주민환경은 고려하지 않는 태도는 환영받지 못할 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민들은 반대운동을 계속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