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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반포지효(反哺之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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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28 21:05:18 수정 : 2014-11-28 2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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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아악, 까르르 ∼.” 까마귀는 독특한 울음소리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그만큼 많은 전설 등을 만들어 내며 우리 주변에서 살아왔다.

까마귀는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겨울 철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색으로 뒤덮인 외모와 울음소리는 호평을 받지 못했다. ‘길조(吉鳥)’로 대접받던 까치와 다르다.

예컨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신의 사자(使者)라 믿어 그 울음소리를 불길한 죽음의 징조라 여기기도 했다. 밤중에 울면 반란이나 살인이, 초저녁에는 화재가, 떼지어 울면 싸움이 일어난다는 갖가지 속설이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오해다. 까마귀의 진면목은 효도와 부부애다. 명나라 이시진이 지은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의하면 새끼가 먹이사냥에 힘이 부친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소개돼 있다. 그래서 이름도 ‘자오(慈烏)’라고 했다. 곧 까마귀의 되먹이는 습성은 지극한 효도를 의미한다. ‘반포지효(反哺之孝)’다. 까마귀는 ‘효조(孝鳥)’인 셈이다. 아울러 암컷이 임신하면 수컷이 먹이를 물어다주어 금실도 좋다고 한다. 우리 선현들은 이런 까마귀의 미덕을 찬양해 효행시를 상당수 남겼다. 조선조 선비 박장원이 홀로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인조에게 지어 올린 시 ‘까마귀(反哺鳥)’를 감상해보자.

“선비에게 집에 부모님 계신데(士有親在堂)/ 가난해서 맛난 음식을 드릴 수 없네(貧無甘旨具)/ 미물인 새조차도 사람 마음 감동케 하니(微禽亦動人)/ 숲 까마귀 반포함에 눈물 떨구네(淚落林烏哺).”

우리 선조들은 또한 하늘을 상징하는 서조(瑞鳥)로 여겨 태양 안에서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새를 까마귀라고 믿어 ‘삼족오(三足烏)’라 했다.

울산 태화강에 떼까마귀 5만여 마리가 모여들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울산시는 방학기간인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까마귀 생태체험 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효행과 가정화목이 넘치는 울산시를 기대케 한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反哺之孝 :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준다는 내용으로 효도’를 뜻함.

反 돌이킬 반, 哺 먹일 포, 之 갈 지, 孝 효도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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