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1로 꺾고 3연패 탈출 한 몫

시즌 개막과 함께 4승1패로 선두를 달리며 순항하는 듯했던 대한항공은 1라운드 막판 삐끗하며 최근 3연패를 당했다. 그 사이 순위도 곤두박질치며 어느덧 4위까지 내려앉았다.
대한항공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올 시즌 주전 세터로 낙점한 강민웅의 토스가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외국인 선수 마이클 산체스와 잘 맞지 않았기 때문. 9일 삼성화재전과 13일 OK저축은행전에서 산체스의 공격성공률은 40% 초반대에 머물렀다.
결국 김종민 감독은 과감한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산체스에게 더 잘 맞는 토스를 올려주는 신인 황승빈을 23일 주전 세터로 선발 출장시켰고, 이는 딱 들어맞았다. 황승빈은 이날 72개의 토스를 시도해 42차례 공격 성공으로 연결시켰다. 58.33%의 세트 성공률. 덕분에 산체스도 65.22%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36점을 쓸어담았다. 블로킹과 서브득점도 3개씩을 올리며 개인 통산 첫 번째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했다.
황승빈과 산체스의 찰떡 호흡에 힘입어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3-1로 누르고 3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승점 3을 추가한 대한항공은 23일 현재 승점 16(5승4패)으로 한국전력(승점 14, 5승3패)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경기 뒤 김 감독은 “황승빈이 잘해줬다. 변화를 주려고 내민 카드가 주효했다. 산체스의 입맛에 딱 맞는 토스를 보여줬다”고 치켜세우면서도 “아직은 국내 공격수들과 호흡이 잘 맞진 않는다.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채찍질도 보냈다.
인하대 졸업반인 황승빈은 신인 드래프트서 1라운드 5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신인이다. 황승빈은 “사흘 전 오늘 선발로 나간다는 말을 들었다. 교체 선수로만 나가다 선발로 나가니 초반에 긴장됐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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