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란 체지방의 과잉 축적을 의미하는데, 이는 장기간의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아주 작은 에너지 불균형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과거의 비만 치료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위주로 진행이 됐지만, 최근에는 섭식 욕구와 에너지 소모 행동을 조절해 에너지 균형을 도모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섭식욕구 및 에너지 소모 행동이 신경내분비 호르몬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 섭식 욕구를 억제하는 반면,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은 배고픔을 느끼게 해 섭식 욕구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이노한의원 박경미 원장은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비만의 생리적 정체는 습담이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된 상태를 뜻하는데, 습담은 렙틴내성으로 인한 식욕의 증가, 고그렐린혈증으로 인한 포만감의 결여· 고지혈증· 세포외 체액의 저류로 인한 부종과 유사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의학적으로 습담을 제거하는 다양한 약재를 체질에 맞게 배합함으로써 비만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비만 치료에 주재로 쓰이는 약재 중 하나인 의이인은 한의학적으로 소화관내 습담을 배출시키고, 표피 중의 습담을 제거해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부종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 의학적인 연구 보고에 의하면 의이인은 고지방식이에 의한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몸무게 증가를 억제하고 혈중 렙틴의 농도도 감소 시킨다는 것이 판명됐다.
박 원장은 “실제로 비만 환자에게 식욕 조절 호르몬의 분비 조절에 관여하는 약재를 체질에 맞게 사용했을 때, 섭식 욕구를 억제해 유의한 체중감소와 체질량지수의 개선 및 에너지 소모량 증가가 일어남을 관찰할 수 있었다”며 “이는 식욕 조절 호르몬의 분비조절을 통해 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함으로써 건강한 다이어트를 행하는 과학적 한방 치료의 한 예”라고 말했다.
대전시 유성구에 소재한 이노한의원의 박경미 원장은 KAIST 생명과학과 박사 출신이라는 이채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는 대덕연구단지에서 천연물 유래의 생리활성 물질을 이용해 알레르기 치료, 알콜성 간장 질환 치료· 환경호르몬에 의한 내분비계 교란의 치료· 면역증진을 통한 암 치료 등의 연구를 10년이상 수행해왔다.
이후 한의학에 입문한 그는 6년간의 한의대 학창시절 동안 전통 한의학을 두루 섭렵하면서도 인삼의 연구결과를 해외에 소개하는 책(Herbal Medicine, CRC press)의 저자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전통적인 한의학 고서에 기술돼 있는 약초의 효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최신의 연구 결과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약초 하나하나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임상에 활용해 한의학적 치료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고 싶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의 한의학은 보다 개방적이고 자연친화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많은 임상의들이 자신의 치료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고 서로 소통하는 장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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