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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베를린장벽, 내가 아니라 시민들이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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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국경수비대 하랄트 예거 1989년 11월 9일 오후 11시30분 한 명의 결단이 세계 역사를 바꿨다. 주인공은 당시 동독 비밀 국가보위국(슈타지) 소속 국경수비대 요원이었던 하랄트 예거(71·사진). 예거는 동서를 가로막고 있던 베를린 장벽을 개방함으로써 28년간의 독일 분단 종료를 이끌었다.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을 맞아 예거는 6일(현지시간) AFP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영웅으로 부르는 데 대해 “통로를 연 것은 내가 아니다”며 “장벽 앞에 모인 시민들이 한 일”이라고 공을 돌렸다.

예거는 지금도 25년 전 그 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오후 6시 보른홀머슈트라세 국경 초소에서 TV를 보며 저녁을 먹고 있을 때 동독 사회주의통일당 정부의 귄터 샤보브스키 정치국원이 서독여행 상시 허용을 발표하면서 발효시점을 “당장”이라고 말했다. 놀란 그는 즉각 초소로 돌아왔다. 발표를 들은 동독 사람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었고 “서독으로 가게 해달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상관에게서는 아무런 지시도 없었다. 그는 “당시 온 세상에 혼자 남아 있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유혈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결국 문을 열었다.

예거는 “전쟁 없이 분단이 끝났다는 안도감과 내가 평생을 바쳐온 공산주의 이념이 실패했다는 절망감이 교차했다”며 “하지만 나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북 분단에 대해 예거는 “북한에서도 아래로부터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억누르는 힘이 강해 쉽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며 “남북한이 군사적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경제 협력 등 평화적 교류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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