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장인 김모(27·여)씨는 겨드랑이나 몸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래서 아침·점심·저녁 하루 3번 향수를 뿌리고 있다. 김씨는 “언젠가부터 불쾌한 냄새 때문에 신경이 쓰여 향수를 뿌리고 있다”며 “이렇게 자주 뿌리다 보니 향수를 구입한 지 채 한 달이 되지도 않아 동이 나고 만다”고 하소연했다.
#2. 대학생 한모(21·여)씨는 요즘 암내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한씨가 암내를 발견하게 된 것은 고등학생 때이다. 어느날 교복을 벗을 때 겨드랑이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를 감지하게 된 것. 한씨는 “땀이 난 날은 교복 블라우스의 겨드랑이 부위가 누렇게 변했다. 이상한 냄새가 나서 ‘설마’ 했는데 정말 암내였다”고 전했다. 한참 예민한 사춘기에 자신의 몸에서 나는 암내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그는 급기야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이제 대학생이 된 한씨는 시중에서 파는 땀 발생 억제 제품과 향수를 통해 암내의 고통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땀과 암내가 올라와 수시로 이를 뿌리고 있다.
이처럼 체취가 좋지 않은 이들이 향수를 뿌리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자칫 향수를 잘못 사용했을 경우 냄새는 물론 피부에도 해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향수의 올바른 사용법과 부작용에 대해 알아본다.
◆ 지나친 향수 사용, 피부염 유발
우선 향수를 뿌린 부위가 직접 태양광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향수의 성분에 유분감이 섞여 있을 경우 이를 뿌리고 자외선에 노출됐을 경우 뿌린 피부 부위에 얼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향수의 일부 성분이 광독성 피부염이나 광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유발시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는 질환 이름이 의미하는 것과 같이 향수를 뿌리고 햇빛을 쬐면 향수의 성분이 광알레르기성 물질로 변해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몸에 땀이 많이 난다고 해서 땀이 많은 부위에 향수를 뿌리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발이나 겨드랑이처럼 땀이 많이 나는 곳에 향수를 뿌리면 향수가 땀냄새와 섞여 오히려 더 심한 악취를 내뿜을 수 있기 때문.

또 머리카락에 향수를 뿌리는 사람도 종종 있는데 이는 향수의 알코올 성분이 머리카락을 손상 시킬 수 있어 머리카락에는 향수를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이밖에도 여름에 무적절하게 향수를 과다 사용했을 경우 난데없는 곤충의 습격을 받을 수도 있다.
◆ 기온 올라갈수록 피지분비 늘어 향 더욱 짙어져
그렇다면 향수는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향수사용의 기본원칙은 옅은 향을 선택해 조금만 뿌리는 것이다. 이는 기온이 올라갈수록 피지분비가 늘어나면서 향이 더욱 짙어지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향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향수를 무릎이나 발목 안쪽에 살짝 뿌리면 오래도록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수의 수명은 보통 3년이기 때문에 직사광선에 민감하게 된다”며 “이땐 향수를 햇볕이 들지 않고 온도 변화가 심하지 않은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오래도록 좋은 향을 즐길 수 있고, 뚜껑을 잘 닫아두어야 향이 변질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 일부 향수에서 알레르기 유발할 수 있는 착향제 검출
한편, 시중에 유통되는 유명 향수 일부에서 접촉성 피부염이나 호흡기 질환 등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착향제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서 유통 중인 향수 40개 제품(수입산 20개·국산 20개)을 대상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착향제 20종의 사용 여부를 검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착향제 성분(제품에 따라 4∼15종)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40개 중 15개의 향수에는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성분이 10ppm 이상 포함됐지만, 제품에 해당 성분이 표시되지 않았다. 이들 제품은 ‘오 뒤 스와르 오드 파르퓸’(시슬리코리아)과 ‘폴로스포츠 오드 트왈렛’(엘오케이), ‘롤리카 렘피카 오드 퍼퓸 스프레이’(아모레퍼시픽), ‘불가리 블루옴므 오드트왈렛’(금비화장품) 등이었다.

또 일부 제품에서는 유럽연합(EU)이 안전성 문제로 사용 금지를 추진 중인 착향제인 HICC(하이드록시이소헥실3-사이클로헥센카복스 알데하이드)가 검출되기도 했다. 조사 대상 중 15개 향수에서 HICC가 검출됐으며, 이 중 7종에는 HICC 포함 여부가 표시조차 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EU는 향수에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26종이 10ppm(0.001%) 이상 포함된 제품에 대해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한국도 소비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착향제 의무표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향수 사용 8가지 Tip
▲향수를 뿌린 후 문지르면 향이 변질될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은은한 향을 원할 때는 앞쪽허공에 스프레이 하고 얼굴과 머리에 떨어지게 한다.
▲땀냄새를 없앤다고 겨드랑이 등에 뿌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땀과 섞여 변질된다.
▲곤충이 많은 곳에 노출 될 경우 향수는 피한다.
▲모피와 진주에는 향수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사용하기 시작한 향수는 자주 쓴다. 오래되면 변할 수도 있다.
▲향수의 보관 온도에는 영향을 받는데, 온도는 15℃ 가 적당하다.
▲피부에 사용할 때 햇빛과 작용하면 잡티를 생성 할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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