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미생'과 '응사'에 평행이론이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입력 : 2014-11-05 13:43:11 수정 : 2014-11-05 13:43:11

인쇄 메일 url 공유 - +

 

그야말로 ‘미생’ 열풍이다.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여러 매체에서 다뤄지는 건 물론이고,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도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 같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많은 매체에서 ‘미생’ 열풍 현상과 원인을 짚었으니 그에 대한 언급 없이 곧바로 시각을 달리해보려 한다.

기자는 ‘미생’을 보면서 지난해 하반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94(응사)’를 떠올렸다. 마치 ‘미생’과 ‘응사’가 어떠한 평행이론을 유지하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응사’가 첫 방송 된 날은 2013년 10월18일이며, 21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다만, 모든 내용을 정해진 회차에 담기가 힘들어 중간에 1회 연장 결정이 내려졌으니 애초 20부작으로 기획된 게 맞다고 보면 된다.

‘미생’의 첫 방송일은 지난 10월17일이다. ‘응사’가 처음 전파를 탄 날과 불과 하루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두 작품이 1년의 시차를 두고 가을마다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셈이다. ‘미생’도 역시 20부작으로 기획된 상태다.

‘미생’은 시청자가 인턴이든 과장이든 여직원이든 상관없이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이유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공감대? 그렇다. ‘응사’도 그랬다.

‘응사’는 방송 당시 1990년대에 대학생활을 보낸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덤으로 그들의 향수도 자극했다. ‘농구대잔치’ ‘서태지’ ‘삼풍백화점 참사’ 등 굵직한 이슈가 극에 등장했으며, 이는 시청자가 이야기에 더욱 몰두할 수 있는 요건을 마련했다. 비록 기자가 94학번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극에서 양념으로 곁들여진 그 당시의 연예계 상황을 보며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미생’과 ‘응사’ 모두 시청자들을 위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응사’ 연출을 맡았던 신원호 PD는 지난해 첫 방송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IMF도 있었고, 그 시점을 살아낸 사람들에게 바치는 위로 같은 선물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가 정말 좋았어라고 하기보다는, 그런 시절이 있어서 잠깐 회상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 PD는 “공감을 바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정말로 ‘응사’는 보는 이를 위로했고, 공감대도 형성했다.

‘미생’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아는 것처럼 많은 직장인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 어떠한 극적 장치 없이 그저 직장인의 ‘실상’을 담았을 뿐인데, 그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화려한 연출과 대사 없이도 우리가 언젠가 해봤던 말이 드라마에서 묻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CJ E&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이주빈 '신비로운 매력'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