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올해 평균임금이 1억원 이상인 직원은 농협중앙회 554명, 농협은행 1767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 수치가 최근 2년 새 급증했다는 점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견 간부들이 대거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올랐다. 중앙회는 4급(차장급) 억대 연봉자가 488.9%(18명→106명) 늘었고, 3급(팀장급)은 919.2%(26명→265명) 급증했다. M급(지점장급)은 소폭(194명→183명) 줄었다. 은행은 4급이 810.0%(30명→273명) 늘었고, 3급은 314.3%(217명→899명) 증가했다. M급은 소폭(544→595명) 늘었다. 최고경영자(CEO), M급 임원 등 고위 간부들은 잇단 사회적 질타를 의식해 성과급 등을 묶었지만 그 아래에서 인건비가 폭증한 셈이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최근 임금 인상폭이 컸고, 45∼50세 인력 비중이 큰 탓에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농협은 2012년 경영 악화로 임금을 동결했는데 이때 반영하지 못한 상승분을 2013년에 합산하면서 상승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또 “연봉이 1억원 선 근방인 20년차 인력이 4000명에 달한다”며 “인력 구성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해명했다. 특히 농협 측은 고액 연봉 논란과 관련해 “금융사로 봐 달라”며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급여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농협 설립 목적은 농민 지도·지원이 아니냐”며 “민간 금융사 처우를 원한다면 사회적 역할을 포기하고 실력으로 경쟁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농협 경영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총자산 대비 순익비율은 0.16%로 8개 금융지주 중에 꼴찌였고, 농협중앙회 소관 상호금융조합은 적자 조합 수가 작년 상반기 106개에서 올 상반기 151개로 늘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