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부동산대책 이후 전체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하던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도 힘을 잃었다. 9·1대책의 최대 수혜지역인 양천·노원구는 거래가 뜸해졌고, 다시 가격이 떨어지는 곳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신정동 목동신시가지8단지의 경우 대형면적을 중심으로 2500만원가량 떨어졌다. 상계동 상계5지역 중앙하이츠는 500만∼1000만원 내렸다.
이처럼 아파트값 상승 동력이 소진한 상황에서 겨울 비수기가 도래하고 있어 업계의 걱정도 커지는 분위기다. 설상가상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 재발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리 경제에도 짙은 먹구름을 드리운 상태다. 증시·금리 하락 등으로 투자처를 잃은 시중 자금을 부동산까지 흡수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못지않은 침체를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을 담은 법안의 국회 처리 등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치솟는 전세가 비율에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를 놓고 논란도 한창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년 동월대비 51.9%, 전월대비 13.4% 증가해 지난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서울의 경우 전세가율이 70%를 넘는 성동·서대문·동작·구로 등 10개 구의 매매 증가율(지난해 1∼9월 대비 올해 1∼9월의 증가율)은 52.8%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를 두고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리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은 능력이 돼서 집을 산다기보다 속칭 ‘깡통전세’에 대한 두려움에, 또는 전세난 회피를 위해 등 떠밀리듯이 사는 성격이 짙다”며 “무주택 서민들의 한숨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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