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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젊은 예술가들 먼저 자기사랑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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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10 21:10:13 수정 : 2014-10-10 21: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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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 가져야 고뇌와 역경 극복
다양한 미적 체험 통해 감성 추구를
얼마 전 올해의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일본 요코하마에서 도쿄예술대학이 주관한 ‘2014 요코하마 게이다이 아시아학생 서밋(GEIDAI ARTS YOUTH SUMMIT 2014 IN YOKOHAMA)’이라는 행사가 개최됐다. 이는 한국과 중국의 최고 젊은 예술인들이 미술, 음악, 영상 분야에 대해 공동작업을 하고 난 후 작품을 요코하마시에 기증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이에 예술세계에 갓 입문한 젊은 예술가들은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자신의 예술적 언어를 구현해 볼 수 있는 실험적인 무대로서 자신의 미적 감수성과 타인의 감성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의 참여로 인해 자신감이 충만해진 이가 있는 반면 의외로 자신감을 잃은 이들이 있는 것 같아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본다.

우리는 인생의 노정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예술인은 예술이라는 울타리에서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를 구사하며, 예술이라는 울림으로 세상에 자신의 작품이 비춰질 때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예술적 혼과 열정이 담겨야 하는 뜨거운 창작의 용광로에서 고통을 감당하지 못하고 의기소침해 하기도 한다. 이때 필자는 한없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예측불허의 미래를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걸음에 무엇이 젊은 예술가들을 애타게 하는 것일까?

젊은 예술가들 앞에는 예술세계로 향하는 ‘비밀의 문’이 버티고 있다. 비밀의 문으로 가는 길에는 고뇌와 역경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예술을 사랑하고 창작의 열정으로 젊은 에너지를 발산한다면 얼마든지 이 비밀의 문을 열 수가 있다.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자유로운 영혼과 샘솟는 상상력이 충만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젊음과 열정,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

고흐가 말했듯이, 예술은 예술가에게 모든 시간과 정력을 요구한다. 톨스토이는 고희에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사해동포주의적인 사랑 아래 가장 기본적인 감정을 주제로 한 예술작품만이 훌륭한 작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신하순 서울대 교수·화가
무엇보다 젊은 예술가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삶의 자세, 즉 예술창작활동에서 스스로에게 용기와 자부심과 같은 자아도취가 필요하다. 행복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감사하는 마음, 작은 일에도 상상력을 발휘해 개성 있게 창작해 낼 수 있는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일상들, 소박하지만 자기애를 구성해 창작활동의 근간으로 삼는 자세는 소중한 의미를 가진다. 피상적인 성과로 보이는 무의미한 일일지라도 자신의 삶을 재조명해 순수하게 받아들일 때 새로운 자신만의 세계가 열릴 것이다. 누구나 비슷한 외모와 예술적 감각을 지니고 있지만 창작력을 일깨워 작가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예술가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든 진정한 예술가로 살아남기 위해선 어려움이 따른다. 예술은 예술가가 겪은 삶의 고뇌와 감성을 대중에게 표현하는 활동이다. 젊은 예술가들은 사회의 각박함과 가난한 정서를 자신의 정신세계와 접목해 작품으로 승화해 표출해야 한다. 다양한 국제적 교류를 통해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언어와 예술가의 미적감성을 추구하는 것은 중요한 자산이 된다. 독자성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자신의 예술세계에만 갇혀 있지 않고 진정성이 표현된 우리 미술의 현실과 그 발전 가능성을 추구해 봐야 한다. 높게, 멀리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많은 사람과 함께 예술적 감동을 진하게 누려보자.

바라건대 이번 행사와 같은 국제교류의 장을 통해 차세대 예술가들이 지속적으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세상에 주어진 다양한 기회를 가슴으로 받아들이자. 사명감을 갖고 예술에 대한 미적 체험을 융합해 함께 발전할 방안을 찾아보자. 젊은 예술인의 예술적 감성이 세계를 물들이길 기대해 본다.

신하순 서울대 교수·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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