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철 의원은 “권력구조 문제를 거론하면 다른 현안이 묻혀 버릴 수 있어 개헌 문제는 개혁 논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급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혔고, 민병주 의원은 “권한보다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국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정치개혁에 무게를 두었다. 민현주 의원은 “6개월 안 개헌논의는 버겁지 않겠느냐”면서도 “의원들이 모여 의논해봐야 되지 않겠느냐”고 여지를 뒀다. 안형환 전 의원은 “개헌 문제를 쉽게 말하기 어렵다. 회의를 한번 해봐야 알겠다”며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김용태 의원은 “일이 너무 커진다”는 이유로, 강석훈 의원은 “제도가 바뀐다고 달라지겠느냐”며 개헌에 각각 부정적이다.
이한구, 이철우 의원은 대표적인 ‘개헌 찬성파’다. 이한구 의원은 “국회에서 극렬한 투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한 곳에 권력이 집중된 헌법상 권력구조 때문”이라며 “타협과 조정하는 권력구조로 개편해야 하며, 국민에 신임을 수시로 묻는 형태로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의원의 복안은 구체적이다. 4년 중임 대통령제로 개헌하고 19대 국회의원 임기를 1년 단축해 내년에 총선을 실시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야당 지도부도 맞장구를 치는 형국이다. ‘개헌추진 국회의원모임’ 새정치민주연합 측 간사를 맡고 있는 우유근 정책위의장이 발벗고 나섰다. 그는 최근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만나 개헌 문제를 협의한 데 이어 새누리당 고위 당직자에게 개헌의 필요성을 설파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한다. 우 의장은 세월호 특별법이 마무리되면 개헌 추진 작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태세다. ‘개헌추진 국회의원모임’ 새누리당 측 간사는 이군현 사무총장이다. 개헌 추진 의원 모임에 148명이 참여하고 있어 헌법개정 발의에 필요한 150명을 채우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여권 핵심부는 개헌에 부정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권력누수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헌법에서 현직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하지만 국정 운영의 고삐가 한번 풀리면 걷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헌법학자들은 대통령이 개헌에 반대해도 국회에서 발의, 의결해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19대 국회의원들의 개헌 추진 의지와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여론 작업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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