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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성자? 타락한 권력자?… 교황의 역사

입력 : 2014-08-01 21:02:17 수정 : 2014-08-01 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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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줄리어스 노리치 지음/남길영 외 옮김/바다출판사/3만8000원
교황 연대기/존 줄리어스 노리치 지음/남길영 외 옮김/바다출판사/3만8000원


교황은 로마의 주교이자 가톨릭 교회의 지도자임과 동시에 바티칸시국의 국가원수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군주제인 셈. 현 교황인 프란치스코까지 280여명의 교황이 존재했으니 그 역사는 2000여년에 이른다. 게다가 서양은 물론 동양에까지 직간접적으로 미쳤던 교황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교황의 역사’는 그 자체로 세계 역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교황 연대기’는 인류 역사를 관통하며 존재해온 교황직에 대한 역사서다. 교황권의 시초로 알려진 성 베드로에서 시작해 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르기까지 교황에 대한 방대한 역사를 정리했다.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에게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왕관을 씌워 준 레오 3세, 십자군 원정을 이끈 인노첸시오 3세, 반종교 개혁의 선봉에 섰던 바오로 3세, 나폴레옹과 투쟁했던 비오 7세 등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요한 인물들. 두 차례 세계대전 기간에 교황직을 수행한 베네딕토 15세, 반유대주의자를 혐오한 비오 12세,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난 베네딕토 16세 등 비교적 최근 교황들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비잔티움 연대기’로 유명한 영국 외교관 출신의 역사저술가 존 줄리어스 노리치. 구상과 집필에만 25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투자해 저자가 81살 되던 해에 탈고한 대작이다. 노리치는 책에서 교황의 역사와 업적 등을 단순 나열하는 대신 이들의 이야기를 역사적 사건들과 함께 구성하며 교황의 역사를 탐구한다. 이를 통해 수많은 교황들이 진정한 종교의 성자였는지, 아니면 타락한 세속의 권력자였는지 파헤치고 있다. “많은 교황들 중 적지 않은 이가 영적인 행복보다 세속 권력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등의 서술을 통해 교황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묵직한 역사 서술과 함께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도 다수 담겨 있다. 포르모소 교황의 사후 재판이나 여성 교황이 존재했다는 설 등의 비사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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