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 극복 놓고 회의론도

이날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키프로스인들은 현상 유지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궁금해 한다”며 “키프로스에 ‘통일 회의론’이 퍼져 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가 그리스계 503명과 터키계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신이 죽기 전 통일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리스계 58%, 터키계 48%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통일 협상이 실패할 것이라는 응답도 그리스계 74%, 터키계 60%로 모두 절반을 웃돌았다.
1974년 7월 그리스계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가 군대를 파견해 북부를 점령한 뒤 키프로스는 그리스계 남키프로스와 터키계 북키프로스로 나눠졌다. 수도 니코시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수도다. 남키프로스는 2004년 키프로스공화국으로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북키프로스는 1983년 북키프로스터키공화국(TRNC)으로 독립을 선언했으나 터키만 인정하고 있다.
지난 2월 2년 만에 통일 협상이 재개됐으나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연안에서 발견된 천연가스 개발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통일의 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오슬로평화연구소(PRIO)는 키프로스가 현상 유지에 머무를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2035년 340억달러(약 34조9010억원)에 그치는 반면, 통일에 성공하면 6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1인당 GDP가 현재 2만3000달러에서 3만8000달러로 대폭 느는 셈이다. 알자지라는 “정치적 신뢰가 통일을 막고 있다”며 “키프로스가 남북으로 분리된 민족주의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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