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쟁한 언니들을 제치고 종목 최강자 자리를 꿰차는 겁없는 여중생들은 대표선발전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경영 대표 선발전을 겸해 16일부터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리는 2014 MBC배 전국수영대회.
대회 이틀째인 17일 여자 배영 100m 결승에서 서울체중 3학년생인 이다린(15)이 1분02초28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고 일반부 우승자인 김지현(광주체육회·1분02초33)에 0.05초 앞서 전체 1위에 올랐다. 이 대회 1위로 이다린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한 자리를 예약했다.
이다린은 '미래의 박태환'을 키우려고 박태환의 전 후원사였던 SK텔레콤스포츠단이 대한수영연맹과 함께 마련한 꿈나무 육성프로그램의 첫 번째 수혜자다. 박태환(인천시청)을 전담 지도하며 부활을 도왔던 마이클 볼(호주) 코치가 가능성을 인정한 기대주다.
이다린은 올해 4월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 대회 기록을 다섯 차례나 갈아치우면서 금메달 3개(배영 50m·100m, 혼계영 400m)와 은메달 2개(계영 400m·800m)를 수확해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내친김에 1차 목표였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발탁에도 성공했다.
학년 전체에서 1, 2등을 다툴 정도로 공부도 잘하는 이다린은 내달 2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건너가 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아시안게임을 대비한 마지막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18일에는 이다린의 맞수 이도륜(15·경기체중)이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전날 여중부 배영 100m에서 이다린에게 0.46초 뒤져 2위에 그친 이도륜은 배영 200m 결승에서 2분12초56의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이다린을 0.07초 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기록(2분12초03) 보유자인 임다솔(계룡고·2분15초62)은 물론 전 국가대표 함찬미(제주시청·2분13초88) 등 고등부, 일반부 우승을 차지한 선배들보다도 기록이 좋아 이도륜도 생애 첫 아시안게임 출전 꿈을 이뤘다.
이도륜도 올해 동아대회에서 4관왕(배영 200m, 계영 400m·800m, 개인혼영 400m)에 오르고, 5월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도 배영 100m와 200m 금메달을 쓸어담은 유망주다.
이도륜과 이다린은 서로 좋은 경쟁자가 되고 있어 이들의 성장에 대한 한국수영의 기대가 크다.
17일 여자 자유형 800m에서는 울산 대현중 2학년생인 조현주(14)가 8분51초09의 대회 신기록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한나경(제주도청)이 8분54초46으로 일반부 1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조현주의 기록에 미치지 못했다.
대한수영연맹은 이번 대회 개인 종목별 1위 선수를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는다. 다만 선발된 선수가 대한체육회에서 파견하는 인원수보다 많으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결승 기록 랭킹 우선 순으로 선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우라나라의 취약종목인 여자 자유형 800m의 경우 상황에 따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조현주는 자신의 가능성만큼은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현주는 18일 열린 자유형 400m에서는 4분18초36으로 여중부 1위에 올랐으나 아쉽게 일반부 우승자인 김수연(전북체육회·4분17초38) 등에게 기록이 밀려 전체 3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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