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와 어울려 시원하게 물살 갈라
“어, 어∼ 1번이다, 1번!”
지난 14일 제주시 화북 앞바다에서 1년 전 바다로 돌려보냈던 제돌이의 건강한 모습이 세계일보에 확인됐다. 세계일보는 이날 해양수산연구원 조사원들과 함께 기후변화로 마을어장이 어떻게 변하는지 취재하기 위해 모터보트에 올랐다.
모터보트가 마을어장에 도달할 무렵 갑자기 힘찬 군무를 펼치고 있는 20마리 남짓한 돌고래 무리를 만났다. 등지느러미에 숫자 ‘1’이 새겨진 고래가 물살을 가르며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18일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려보낸 제돌이였다. 등지느러미의 ‘1’은 방사 전에 붙인 식별번호다. 제돌이는 돌고래 무리에 잘 적응한 건강한 모습이었다.
해양수산연구원 조사원들은 지난 3월에도 서귀포시 모슬포 바닷속에서 제돌이를 수중카메라에 포착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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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제돌이 지난 3월 식별번호 ‘1’이 등지느러미에 새겨진 돌고래 ‘제돌이’가 제주도 모슬포 앞바다에서 건강하게 유영하고 있는 모습이 해양수산원 조사원의 수중카메라에 포착됐다.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고스다이브시스템 제공 |
그러나 제돌이는 제주바다 일대에만 서식하는 같은 종 남방큰돌고래의 무리(120여마리)에 섞여서 잘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돌이는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사육장에 갇혀 인간을 위한 쇼에 이용되는 제2, 제3의 제돌이가 많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펴낸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제돌이를 돌려보낸 이후에도 공연이나 전시 목적으로 고래류 25마리가 수입됐다.
현재 전국 8개 수족관에서 49마리의 고래류가 상업적 목적으로 사육 중이다. 자연으로 돌려보낸 고래는 제돌이를 포함해 5마리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제라도 상업적 목적의 돌고래쇼장 및 전시장 운영 계획을 취소하고 야생 돌고래들을 모두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윤지희 기자 phh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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