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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UFO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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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06 21:13:34 수정 : 2014-07-06 21: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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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비행물체(UFO)가 때론 사람까지 잡는다. UFO가 쏜다는 레이저광선 때문이 아니다. 광신적 태도가 문제다. 물증도 있다. ‘천국의 문(Heaven’s Gate)’ 집단 자살사건이다.

1997년 3월2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의 상류층 인사 39명이 같은 자리에서 목숨을 끊었다. 나이는 21세부터 72세까지 다양했다. 공통점은 UFO 컬트 조직인 ‘천국의 문’ 회원이었다는 점이다. 왜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당시 지구 근처에 있던 헤일밥 혜성을 뒤쫓던 UFO가 자신들을 태워 다른 행성에 데려다 줄 것으로 다들 철석같이 믿었다고 한다.

UFO 연구·조사는 ‘UFO학’으로 통한다. ‘UFO의 날’도 있다. 7월2일이다. 1947년 미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에 외계 우주선이 추락했고 시신이 ‘51구역’에 보내졌다는 풍설을 낳은 로스웰 사건과 무관치 않은 비공식 기념일이다. 물론 이상한 목격담은 47년 이전에도 많다. 프랑스, 스페인에서 발견된 원시 동굴벽화에도 괴물체가 많이 그려져 있다. 조선왕조실록도 ‘호리병’ 같은 표현으로 의문의 목격담을 전한다.

미국인 3명 중 1명은 UFO가 실재하는 것으로 믿는다. 유명인도 기름을 붓기 일쑤다. 배우 러셀 크로는 지난해 3월 유튜브에 자신이 촬영했다는 UFO 동영상을 공개했다. 아폴로 14호 우주인이었던 에드거 미첼은 아예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는 외계인의 방문을 맞이할 특권이 있으며 UFO 현상은 진짜다.” 이쯤되면 예수도 알고 보면 외계인이라는 ‘천국의 문’ 교리와 얼마나 다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UFO의 날’에 UFO 신봉자들과 UFO학에 찬물을 끼얹는 정보를 공개했다. 1950∼60년대 빗발쳤던 UFO 목격담이 실은 극비리에 실시된 U-2 정찰기 정찰비행을 착각한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비행을 할수록 UFO 신고가 늘었다고 한다.

UFO 음모론이 이젠 자취를 감추게 될까. 천만에. 앞서 1994년 미 공군은 ‘로스웰보고서’를, 지난해 CIA는 51구역에 대한 국가안보문서보관서 기록을 공개했다. 모두 지긋지긋한 음모론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였다. 성과는 없었다. 이번이라고 다를 리 없다. 내기를 해도 좋다. 하늘의 UFO는 쫓아내도 인간 마음속의 UFO는 쫓아낼 수 없다. 인간은 보고 싶은 대로 본다. 안타깝게도, 물증은 중요치 않다.

이승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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