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유명 경매업체인 크리스티는 설치 미술가 트레이시 에민(여·52)의 ‘내 침대’(My Bed·사진)가 1일(현지시간) 435만1969달러(약 44억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에민은 CNN에 “‘내 침대’는 가슴이 찢어지고 참담했던 1998년 내가 4일을 지냈던 침대”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마음을 추스린 뒤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자신이 나흘을 지냈던 침대를 바라보며 이 침대가 더없이 훌륭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에민은 “침대가 하나의 작품이고 침실은 갤러리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내 침대’는 1년 뒤 출품이 됐는데 평단은 극찬했다. 어지럽게 널려있는 침대보와, 빈 술병, 더러운 바지, 음식 부스러기, 심지어 콘돔과 여성 피임약이 혼재된 침대가 인간의 절망과 외로움을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다. ‘내 침대’는 그해 영국 최고 권위의 미술상인 터너상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다.
크리스티 측은 작품 구매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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