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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투수놀음'…MLB 다저스·텍사스 명암 교차

입력 : 2014-06-30 09:34:53 수정 : 2014-06-30 09: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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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천하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제자리를 맴도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보노라면 '역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격언을 새삼 깨닫는다.

미국프로야구 전반기 마감을 2주 앞두고 한국팬의 관심을 끄는 다저스와 레인저스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초반 불펜 난조와 무기력한 공격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중위권으로 내려앉은 다저스는 29일(현지시간) 지난해 리그 챔피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6-0으로 제압하고 지구 선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승차 없이 따라붙었다.

이에 반해 레인저스는 같은 날 마무리 투수 호아킴 소리아의 구원 난조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2-3으로 패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텍사스는 지구 선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보다 무려 14경기나 뒤지고 최약체인 휴스턴 애스트로스보다 겨우 2경기 앞선 하위팀으로 추락했다.

다저스와 레인저스의 희비를 가른 것은 결국 투수들의 기량이다. 가뜩이나 마운드 높이가 낮은 텍사스는 연쇄 부상이라는 치명타를 맞고 비틀거렸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이달 초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빈공 끝에 2연패를 당했을 때 선수들을 향해 "이건 팀도 아니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효과가 있었는지 다저스는 이달에만 17승 10패를 거두고 6월에만 10승 16패로 밑지는 장사를 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반전의 원동력은 메이저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선발진에 있다.

다저스는 전날까지 팀 평균자책점 리그 2위(3.21)를 달리며 짠물 야구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잭 그레인키가 10승(4패)을 수확한 데 이어 클레이턴 커쇼·류현진(이상 9승), 댄 해런(7승), 조시 배켓(5승) 등 선발 투수 5명이 40승을 합작했다.

선발로 1승을 올린 폴 마홈까지 합치면 선발승만 41승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다저스가 이날까지 거둔 47승 중 87%를 선발 투수들이 해결한 셈이다. 다저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03으로 단연 으뜸이다.

막강한 선발진 덕분에 다저스는 뒤집기의 토대를 쌓았다.

이와 달리 레인저스는 투수 때문에 망했다.

목 디스크 수술로 일찍 시즌을 접은 강타자 프린스 필더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형국이나 애초 마운드 보강보다 타선 강화에 역점을 둔 레인저스 구단 수뇌부의 판단 착오가 화를 불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투수, 타자 가리지 않고 교대로 부상자명단을 채운 텍사스는 시즌 내내 공수 엇박자로 고전 중이다.

29일 미네소타와의 경기에서는 그간 잘 던지던 소리아마저 무너져 우려를 안겼다. 그는 이틀 전에도 5-0으로 앞선 9회 나와 4점이나 주고 겨우 승리를 지켰다.

선발 투수 중 일본인 다르빗슈 유만 8승을 올려 제 몫을 해낼 뿐 나머지 투수들의 실력은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4.53으로 리그 꼴찌, 선발승은 23승에 그쳐 리그 13위에 턱걸이했다.

지구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투는 오클랜드(34승),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시애틀(이상 33승)보다 10승 이상 뒤지는 선발승 숫자가 순위로 직결됐다.

선발로 뛰던 맷 해리슨(허리), 마르틴 페레스(팔꿈치)가 수술대에 올라 일찌감치 시즌을 마쳤고, 무릎을 다친 데릭 홀랜드는 복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험 없는 지금 선발진을 끝까지 운용해야 하는 처지라 마운드에 더 기댈 것도 없다.

소리아를 비롯해 제이슨 프레이저, 닐 코츠 등 불펜 삼총사 중 한 명이라도 다친다면 사실상 텍사스 마운드는 더는 회복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선다.

한심한 사정이 이어지다 보니 텍사스 지역 언론은 레인저스 구단에 시즌 후 쓸만한 투수를 영입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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