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칫 원망과 증오의 사회상을 보인다. 이는 소모적이고 퇴행적 세상을 만들 뿐이다. ‘서경’에 “원한을 품는 곳에 어찌 밝은 곳이 있겠는가(怨豈在明)”라고 경책한 바가 잘 말해준다.
우리 선조들은 인근에 사는 사람들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마을의 대소사를 서로 돕는 공동체 정신이 넉넉했다. 그러나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자존감 강한 사람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에 대해 인내심의 한계를 쉽게 드러내곤 한다. 남들이 나를 무시할 것이라는 편견에 화를 잘 내고, 그 화를 신체와 언어폭력을 통해 표현하거나 자신을 비하하면서 자해 또는 자살을 하기도 한다.
최근 발생한 강원도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은 관심사병 선정과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잇단 총기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고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하겠지만, ‘극단적 분노의 표출’은 용서받을 수 없다. 해당 병사는 사죄의 뜻을 표했다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본인의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주었다.
‘명심보감’은 가르치고 있다. “한때의 분노를 참으면 백일 동안의 근심을 면할 수 있다!(忍一時之忿 免百日之憂).” 백일뿐이겠는가. 모두에게 평생의 한으로 남는 일일 터인데 ….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怨豈在明 : ‘원한을 품는 곳에 어찌 밝은 곳이 있겠는가’라는 뜻.
怨 원망할 원, 豈 어찌 기, 在 있을 재, 明 밝을 명
怨 원망할 원, 豈 어찌 기, 在 있을 재, 明 밝을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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