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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히치콕부터 마리아 칼라스까지… '어마무시한 조연진'

입력 : 2014-06-22 21:15:49 수정 : 2014-06-22 21: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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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삶이 스크린 위에 되살아나 감동을 안겨 주고 있다.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감독 올리비에 다한, 수입 D&C엔터테인먼트, 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가 지난 18일 개봉해 국내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가운데, 그레이스 켈리 외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초특급 조연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는 1950년대 할리우드를 누비던 은막의 스타에서 모나코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니콜 키드먼)의 감동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 '라비앙 로즈' 올리비엔 다한 감독과 할리우드 톱스타 니콜 키드먼이 의기투합해 미리부터 전 세계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특히 세계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사들을 연기한 조연진의 놀라운 싱크로율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6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선박왕 오나시스,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 그리고 샤를르 드 골 프랑스 대통령에 이르는 인물들이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에 등장해 시대적 리얼리티가 한 층 강조됐다는 평이다.

# 그레이스 켈리, 모나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비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에서 모나코의 왕 레니에 3세와 결혼해 왕비가 된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 그녀는 위기에 빠진 모나코를 구하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인 모나코를 관광대국으로 성장시킨 인물로, 모나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비로 기억되고 있다.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며 지중해 연안에 아름다운 공국 모나코가 존재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린 켈리는 왕비가 된 후, 소외 계층을 위한 자선사업에 열성적으로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영화에는 그녀가 낙후한 병원에 방치된 고아들을 위해 어려운 국가 재정에도 불구하고 소아 병동을 수리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시퀀스가 등장하는데, 실제로 이 병원은 켈리가 세상을 떠난 후 'Princess Grace Hospital'로 명명되어 아직까지도 운영되고 있다.

# 세계적인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모나코를 방문한 이유는?

길지 않은 배우 생활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그레이스 켈리의 곁에는 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있었다. '이창' '나는 결백하다' '다이얼 M을 돌려라' 등의 작품에 그레이스 켈리를 출연시킨 히치콕 감독은 전형적인 금발 미녀의 모습에 뜨거운 열정까지 갖춘 그녀를 각별히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모나코의 왕비가 되어 영화계를 떠난 후에도 직접 시나리오를 들고 모나코 왕실을 찾아갈 만큼 남다른 신뢰를 표하기도 했다.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모나코로 날아간 히치콕 감독과 그레이스 켈리의 재회, 그리고 공개되지 않았던 두 사람의 대화가 면밀히 묘사되어 있어 영화 팬들에게 흥미로운 비화를 소개한다.

모나코의 대공 레니에 3세와 그레이스 켈리의 만남에서 결혼까지, 모든 것이 이 남자에 의해 기획된 것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당시 유럽에서 그의 영향력은 굉장했다. 

# 선박왕 오나시스, 그레이스 켈리와는 앙숙이었다?

바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미망인, 재클린 오나시스와의 재혼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다. 사업가다운 호방한 성격과 치밀한 전략가적 기질을 가진 그는 레니에 3세 곁을 지키며 국고가 바닥난 모나코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극중에서 프랑스에 의해 완전히 고립될 위기에 처한 모나코에서 과감하게 국제정상회담 개최를 진행하는 것도, 자유로운 선상파티를 가장한 프랑스 대사와의 은밀한 만남을 주선하는 것도 모두 그의 몫이다. 

화려한 파티와 술을 즐긴 것으로 알려진 그는 재클린 오나시스 뿐 아니라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와도 오랜 연인관계였는데,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에 나란히 등장한 두 사람의 모습은 1960년대 파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 그레이스 켈리와 진정한 우정을 나눈 '세기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는 지금까지도 많은 성악가들의 추앙을 받는 오페라 디바로, 자유분방한 예술가적 기질과 아름다운 외모로 시대를 풍미했다. 실제로 그레이스 켈리와 절친한 관계였던 그녀였기에, 이번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 하나다. 

배우와 왕비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레이스 켈리에게 예술가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는 마리아 칼라스의 무대 뒤의 모습은 어쩌면 이번 영화를 통해서만 만나 볼 수 있는 특별한 부분이다. 물론 특유의 호소력 짙은 창법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 또한 이번 영화에 생생히 그려져 있다. 

# 샤를르 드 골,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에선 악역?

프랑스 국민들에게 가장 많은 존경을 받았던 대통령, 샤를르 드 골은 타고난 리더십과 정치감각을 자랑하며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이다. 강인한 카리스마와 결단력을 자랑했던 그의 모습 또한 영화에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알제리와의 전쟁 이후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경제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모나코를 압박하던 정치적 상황, 1962년 극우세력에 의한 암살 위협을 받았던 사건들이 이번 작품의 스토리 전개상 핵심적인 에피소드로 표현됐다. 

지금의 프랑스, 그리고 유럽의 정세를 만든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샤를르 드 골 대통령의 등장은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의 감동적인 스토리에 다소의 긴장감까지 더하며 극적 재미를 한 층 끌어올린다는 평을 받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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