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피는 벚꽃처럼 여름장마를 알려주는 꽃을 알고 계시나요?
‘6월의 꽃’ 수국(水菊·사진)은 장마철에 만개한다. 꽃이 활짝 피면 여름을 앞두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마철임을 짐작케 한다. 한 달 가량 예쁘게 피었다가 시들면 비로소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일본이 원산지인 이 꽃은 장마철에 계속 비를 맞으며 무지개처럼 색이 변해간다. 처음에는 연한 자주색에서 하늘색을 띠다가 다시 연한 홍색으로 변한다. 흙이 산성이면 푸른색으로, 알칼리성이면 핑크색으로 핀다.
수국의 학명은 하이드레인저(hydrangea)로, ‘물의 용기‘라는 뜻처럼 많은 물을 빨아들이고 증발시키는 쌍떡잎식물이다.
꽃말은 ‘변덕’ ‘바람기’ ‘교만’ ‘냉정’ 등 좋지 않은 쪽으로 많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분홍색 수국은 활발한 여자를 상징하기도 한다.
작은 꽃이 모여 큰 꽃으로 보이는 것에서 ‘가족단란‘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인내심 많은 사랑이라는 꽃말도 있다. 그래서 결혼식 때 신부의 부케로 널리 쓰인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세 아이의 엄마로 20여 년째 대전에서 살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에 살 때 길에서 자주 보았던 수국화분을 베란다 관상용으로 키우려고 2년 전 꽃가게에서 구입했다.
지난해에는 잎도 꽃봉오리도 많이 생겼지만 정작 아름다운 꽃은 피지 않았다. 잎사귀를 따주고 물을 많이 부어주라는 주위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그대로 따라 했더니 올해는 예쁜 꽃이 활짝 피었다.
‘당신의 색에 물들다’라는 문학소녀 같은 마음으로 만개한 꽃을 보면서 오랜만에 고향 정취를 느낄 수 있어 흐뭇했다.
요코야마 히데코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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