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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2인자, 티파티에 무릎… 美도 극우바람?

입력 : 2014-06-11 20:21:02 수정 : 2014-06-11 20: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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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중간선거 예비경선 대이변
미국 정가에 대이변이 벌어졌다. 미 공화당의 하원 의원 후보 경선에서 에릭 캔터(51) 원내대표가 강경보수유권자단체인 티파티의 지원을 받은 데이비드 브랫(49)에게 패배했다. 캔터 원내대표는 존 베이너 하원 의장에 이어 하원 공화당 내 서열 2위로 차기 하원 의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인물이다. 오는 11월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되고, 베이너 의장이 물러날 예정이어서 그의 후임으로 캔터 대표가 가장 유력했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일각에서는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극우바람이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캔터가 무엇보다 경제학 교수 출신인 무명의 경쟁자 브랫을 과소 평가한 게 패인으로 작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브랫 후보는 전국적인 지명도가 거의 없고, 전국적인 차원에서 티파티의 지원을 받는 게 아니기에 캔터 대표 진영이 방심했다가 뼈 아픈 일격을 당했다.

브랫은 공화당의 지도급 인사인 캔터가 보수 정책 노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맹공을 가했다. 특히 캔터가 미국 내 1100만명가량으로 추산되는 불법 체류 외국인이 합법적으로 거주하도록 하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의 이민 정책에 제대로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고 브랫 후보가 강조했다. 이런 주장은 공화당의 강경 보수 세력에 먹혀 들었고, 보수 성향이 강한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동서부 공화당원들이 브랫을 지지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캔터는 45% 대 56%라는 비교적 큰 표 차이로 패배했다.

캔터의 패배로 공화당 지도부는 충격에 빠졌다.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지도자가 퇴장하게 됨으로써 공화당의 당 노선과 중간선거 및 향후 정국 운영 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공화당 내부의 비타협적인 강경 보수파 세력이 일전불사의 태세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맞서려 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강경 보수파가 중시하는 이민 개혁 반대, 정부 부채 상한 동결 등을 놓고 정치권에서 극단적인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도 캔터가 사라진 이후의 대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에 구성될 공화당 지도부의 인선도 안갯속이다. 베이너 의장은 올해를 끝으로 의장직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화당의 지도부 공백 상태가 올 수 있어 거취 문제를 다시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분석했다.

티파티의 득세와 공화당의 강경 보수화 현상은 하원 의원 전원과 상원 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간선거와 대선에서 이기려면 무당파 성향의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게 관건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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