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를 피울수록 피부가 더 빨리 늙는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와 흡연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11일 영남대 생명공학부 조경현(45)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흡연자의 혈청 노화 정도가 비흡연자보다 더 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조사는 3년 이상 하루 10개비 이하 담배를 피운 24살 흡연자 20명과 같은 나이의 비흡연자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두 그룹 간의 혈청 단백질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자의 고밀도지단백질(HDL)이 비흡연자보다 많이 산화되었으며, 당화 정도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흡연자들은 젊은 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HDL 크기가 줄었으며, HDL 속 콜레스테롤 크기도 많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HDL은 혈청 단백질에서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70대 노인의 혈청에서 일어나는 양상과 비슷했다. 또 흡연 때문에 변형된 HDL이 순기능을 잃어 자칫 잘못하면 동맥경화나 당뇨 등 단순 피부문제를 벗어나 혈관 대사질환까지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줄담배가 아니라 하루 10개비 정도만 피우더라도 피부노화를 촉진하고 혈관대사질환 발병 소지가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며 “간접흡연자 피해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팀의 발표결과는 독성학 분야 국제학술지 ‘독성과학저널’ 5월호에 실렸으며, 연구과정에서 개발한 ‘지단백질을 이용한 흡연 판별 방법’은 특허 출원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남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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