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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다시 모인 용사들

입력 : 2014-06-06 19:01:39 수정 : 2014-06-07 01: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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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전 그날처럼 백발의 노병들
노르망디 상공서 거침없이 ‘점프’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역사입니다. 아무도 이를 기억하지 않으면 역사는 사라질 것입니다.”

70년 전 스물한 살의 나이에 영국 1공수사단 소속으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여한 조지 탤벗(91)은 9년 만에 프랑스 페가수스 다리 앞에 섰다. 당시 그는 전우들과 함께 독일군이 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다리를 폭파했다. 지금은 그를 빼곤 아무도 살아있지 않다. 탤벗은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을 맞아 노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미 80∼90대 고령이지만 70년 전 ‘가장 길었던 하루’에 대해서는 또렷이 기억했다. 호주군이었던 프레드 라일리(95)는 “전투기에서 내려다본 영국해협의 모습은 수많은 함정과 함께 마치 바다가 살아있는 것처럼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월터 제임스 베이커(92)는 “해협을 건너는 내내 끊임없이 용기를 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노익장을 과시한 노병도 있었다. 영국 공중강습대대 소속이었던 족 허턴(89)은 전날 프랑스 랑빌에서 열린 재연행사에서 70년 만에 다시 같은 자리로 낙하했다. 1500m 상공에서 현역 공수부대 상사와 짝을 이뤄 뛰어내린 허턴은 “70년 전에는 지금처럼 공중에 체류할 여유도 없이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고 말했다. 미군 제101 공수부대 소속이던 짐 마틴(93)도 낙하산을 타고 유타 해변에 발을 디뎠다. 그는 “기분이 좋다. 오늘은 나에게 총 쏘는 사람이 없지 않으냐”며 웃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생존 참전용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마지막 행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영국 노르망디참전용사협회(NVA) 소속 회원은 500여명에 불과하다. NVA는 오는 11월 해산한다. 데이비드 베인스(89) NVA 회장은 “우리는 우리가 앞으로 5년 내 살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래서 올해 행사는 더욱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아픈 기억 탓에 70년 만에 처음 현장을 찾았다는 앨릭스 레이스(92)는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올 수 없을 것 같아 왔다”고 말했다.

새퍼 해리 빌린지(88)는 BBC에 “노르망디는 영웅적 행동과 희생, 성공과 참사가 얽혀 있는 곳”이라며 “여기에서 죽어간 불쌍한 영혼들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6월6일 미국, 영국, 캐나다 등 12개국 연합군이 나치 독일이 점령한 유럽대륙을 탈환하기 위해 벌인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연합군사작전이었다. 약 15만6000명의 병력이 공수부대와 상륙부대로 나뉘어 ‘D 데이’ 새벽에 영국해협을 건너 노르망디 해안 7개 지점을 공격해 내륙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이후 2차 대전의 흐름은 바뀌었고, 나치는 11개월 뒤 패전을 선언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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