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의 한 목화 가공업체에서 흑인 직원들이 노골적인 인종차별에 시달린 사실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앳킨슨 목화창고’란 업체에서 지난 1월 해고된 흑인 남성 2명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해당 업체를 고발했다.
운전기사로 일하다 쫓겨난 안토니오 해리스와 마리오 맨그럼이 백인 간부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파일을 들어보면 반세기 전의 흑백분리 시대를 떠올릴 정도다.
문제의 상사는 해리스가 사내에 비치된 식수대에서 물을 마시려하자 “그건 백인만 사용하는 것”이라며 “‘백인전용(White Only)’이라는 사인을 붙여놓을 걸 그랬다”고 말했다.
해리스가 “내가 마시면 어쩔거냐”라고 하자 상사는 “네 목을 매달 것”이라고 답했다.
해리스는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이 상사는 “그것도 백인만 쓸 수 있다. 래리도 쓰지 못했다”며 막았다. 래리는 이 업체에 10년 넘게 근무한 흑인 직원이다.
상사는 흑백분리 시대에 대해 “그때는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것(흑백분리)이 나쁘다는 생각만 해야 하니…”라며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연방정부가 진상조사에 착수하자 업체는 백인 상사를 해고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업체 소유주인 E.W 앳킨슨은 “녹음된 대화 내용을 듣고 나도 놀랐다”며 모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