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이 했던 이 말에 회의감이 드는 요즘이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88.7%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다마스쿠스 한 투표소에서 ‘사막의 장미’라고 불리는 부인 아스마와 함께 환한 표정으로 투표하는 그의 모습에서 지난 3년여 내전에서 숨진 16만명과 집을 떠난 2190만명의 비극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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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섭 국제부 기자 |
이들 나라 대선의 공통점은 보통선거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시리아와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정부군 장악 지역에서만 실시됐고, 이집트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세력은 대선 보이콧을 선언했다. 사실상 총칼이 투표를 좌지우지한 셈이다. 그럼에도 대선 결과는 반민주적 기득권 세력의 집권 연장을 정당화하는 유효한 선전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선거를 흔히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뽑을 수 있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선거만으로 민주화 여부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유롭고, 공정하며, 투명한 투표 과정이 동반돼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일 뿐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정말 투표는 총탄보다 강한 걸까.
송민섭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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