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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에서 휘날리는 태극기가 중국산이라면

입력 : 2014-06-05 15:16:54 수정 : 2014-06-05 15: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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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조달청을 통해 구입한 태극기가 모두 중국산인 것으로 드러나 군 당국이 교체에 나섰다.

군 관계자는 5일 “지난달 점검 과정에서 조달청에서 납품받은 태극기가 중국산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충일까지 이를 국내산으로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국내산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노후 품목 교체 차원에서 조달청을 통해 지난해와 올해 각각 9126개(1억5800만원)와 1만5574개(2억2800만원)의 태극기를 납품받았다. 조달청은 최저가 입찰 방식을 적용해 납품업체를 선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산 태극기가 납품됐다.

이같은 결과가 벌어진 것은 국산과 중국제의 가격 차이에 기인한다. 사단급 부대에서 쓰이는 태극기를 기준으로 할 때 국산은 13만8000원이지만 중국제는 2만1000원 수준으로 국산의 6분의 1 수준이다. 최저가 낙찰이 원칙인 정부조달시스템에서 중국제 태극기가 군에 납품되는 것은 적법한 일이다.

하지만 국민 정서상 중국제 태극기가 군부대에 휘날리는 것을 용인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이에 대해 국기란 국가의 정체성을 상징하는데 국가안보의 최일선에 있는 군은 비싸더라도 자국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한 국가유공자 단체 관계자는 “(가격이라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국가 정체성을 생각하면 군은 국산 태극기를 쓰는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광화문에서 만난 한 회사원 역시 “국기는 우리나라의 상징인데 가격이 비싸더라도 국산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제품이 우리 사회에서 널리 쓰이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여의도에서 출퇴근하는 한 직장인은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 잠들때까지 중국 제품을 쓰지 않고 살 수 있는가”라며 “예산 절감 효과도 있는데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태극기가 어디서 제작되었는가가 아니다”라며 “태극기의 의미와 상징을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고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군 당국은 내년부터 국산 태극기 구매를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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