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황종택의新온고지신] 유방백세(流芳百世)

관련이슈 황종택의 新 온고지신

입력 : 2014-06-02 21:34:52 수정 : 2014-06-02 21:34:5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인간은 ‘행복’을 바란다. 권력, 재물, 명예, 건강, 가족행복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조물주’는 모두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이를 다 가지면 자신이 마치 신이라도 되는 양 교만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일 터이다. 그럼 이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명예가 아닐까 싶다. 왜? 만물의 영장, 사람이기에 그렇다. 권력과 돈 등을 몽땅 다 가져도 손가락질당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면 어디 사람다운 삶이라고 하겠는가.

그래서 대문장가 구양수는 저서 ‘오대사 왕언장전(五代史 王彦章傳)’에서 “표범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豹死留皮 人死留名)”는 왕언장의 말을 소개하고 있다. 왕언장은 일개 병졸로서 출발, 후량의 태조 주전충의 밑에서 장군이 되어 나라와 백성을 위한 충성을 다한 인물이다. 그렇다. 짐승도 가죽을 남겨 세상에 이익을 주는데, 하물며 사람임에랴. 왕언장의 말은 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전해져 향기(香氣)가 백대에 걸쳐 흐른다는 ‘유방백세(流芳百世)’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유취만년(遺臭萬年)’이다. 죽은 후 더러운 이름이 만년 동안 대대로 전해져서 사람들의 욕지거리를 얻어먹는다는 의미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예컨대 현충일은 우리 역사의 영광과 아픔을 함축하고 있다. 선열들은 민족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일본이 국권을 강탈하고 북한이 동족에게 총을 겨누었을 때 조국의 독립과 이 땅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수많은 피를 뿌렸다. 우리가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서고 풍요를 누리는 것은 호국영령의 희생이 초석이 됐다. 대의를 위해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 남긴, 그 고귀한 명예를 영원히 기려야 한다.

‘좌전(左傳)’은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사이불후(死而不朽)!” 죽어서도 영원히 썩지 않는다는 뜻이다. 옳은 말이다. 역사의 거울을 직시하는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정신을 잊고 산다면 꽃다운 나이에 이름 모를 산하에서 앞서 간 이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流芳百世:‘의로운 삶을 산 이들의 꽃다운 이름은 후세에 길이 전해진다’는 뜻.

流 흐를 류, 芳 꽃다울 방, 百 일백 백, 世 인간 세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유스피어 다온 '완벽한 비율'
  • 조이현 '인형 미모 뽐내'
  • 키키 지유 '매력적인 손하트'
  • 아이브 레이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