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과거사 묵살 아닌 인식이 중요… 동맹국 되면 국제 영향력 커질 것”

안씨는 지난 9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시 안중근의사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화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일 양국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 문화·경제적으로 많은 기여를 하는데 두 나라가 동맹국으로 하나가 된다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안씨가 안중근 의사의 의거 현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안씨는 “오래전부터 하얼빈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증조할아버지의 기념관 개관을 맞아 방문해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909년 10월26일 증조부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역 1번 플랫폼에 서보기도 했다. 안씨는 안중근의사기념관에 대해 “증조할아버지가 한 국가뿐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존경받는 영웅이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안씨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치코에 거주하고 있다. 지인 중 일부 외는 그가 안중근 의사의 증손자라는 사실을 거의 모른다고 한다. 안씨는 “내 친구들 중에는 일본인들도 많은데 그 친구들은 미국에서 세계사를 공부한 뒤 일본이 한국, 중국에 대해 극악무도한 행태를 했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부끄러워한다”면서 “한·일 두 국가가 진정으로 화합하기 위해서는 회개와 반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과거사 묵살이 아닌 과거사 인식이 중요하다”는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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