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르포] LF쏘나타 스프링 만드는 대원강업, 68년사 살펴보니

입력 : 2014-05-13 23:20:19 수정 : 2014-05-13 23:20:19

인쇄 메일 url 공유 - +

68년간 철을 이용해 스프링을 만든 회사가 있다. 최근에는 연매출 1조원을 넘기며 시가총액 3949억원으로 코스피 259위에 올랐다. 최근 본사를 서울 남대문에서 충남 천안으로 옮긴 대원강업 이야기다.

대원강업이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는 핵심 경쟁력에는 자동차용 스프링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크라이슬러, GM,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 업계에서 대원강업은 유명한 부품회사다. 차에 들어가는 약 100여 개의 스프링을 생산한다. 최근 판매가 급증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5위를 기록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장세는 대원강업이 동반성장한 큰 이유 가운데 하나다. 1조원의 매출 가운데 절반 정도가 현대자동차그룹을 통해 나왔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71.3%의 매출이 국내에서 나오기는 하지만 해외 5개국 6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철을 이용해 국가에 도움이 되는 산업을 일으키겠다’며 시작한 대원강업을 찾아갔다.

8일 충남 천안으로 들어서 대원강업에 가까워지자 여기저기 공장들이 나왔다. 넓은 터에 새로 자리 잡은 공장들의 모습은 마치 새로운 공단이 형성되는 초기처럼 보인다. 대원강업이 지난해 12월 입주한 새 공장도 이곳에 있다.

대원강업은 1946년 설립했다. 1955년부터 약 10년 가까이 생산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시발’에도 스프링을 전량 납품했다. 서울역 앞에서 형제들이 철공소를 시작하며 이룬 성과다. 당시는 미군에서 사용하던 지프를 이용해 개조하는 수준이었지만 노후 부품 교체를 위해 국내 업체의 기술이 추가됐다. 1964년에는 해외수출을 시작했고 이후 40여 년간 현대자동차그룹에 부품을 공급하며 상생의 길을 걸었다.

현재 대원강업은 전 세계 주요 지역에 현대차그룹과 함께 진출했다. 중국 북경과 영성에 공장이 있고 인도 첸나이, 폴란드 루블린, 러시아 톨리아티 미국 앨라배마의 오펠라이카에도 공장이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R&D 지원 사무소를 두고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원강업은 현재 자동차용 스프링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1996년 시작한 자동차와 열차용 시트 제작을 통해 연관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대원강업의 시작은 전후 한국경제가 살아나는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본사 1층에 마련한 역사관에서는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이야 상상하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대원강업 초기의 허주열 사장은 “경성전기(현 한국전력) 간부급들을 공장 사택으로 불러 마작접대(?)를 하면서까지 전기 수급문제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허 사장은 “그네들이 좋아하는 마작을 함께 즐기고 있으면 그 시간만큼은 전기를 끊는 법이 없었다”고 전해 아직도 웃지못할 에피소드로 남아있다.

현대차그룹과 공동 연구개발과 협력을 통해 만든 천안공장은 최신 설비를 갖추고 현대자동차의 신형 LF쏘나타를 비롯한 신차에 부품을 공급한다. 천안공장에서는 코일스프링과 스테빌라이저바, 에어스프링, 힌지토션바 등을 생산하며 소재를 가공하고 제품을 만드는 일관 생산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역사관을 거쳐 공장으로 들어섰다. 철을 기초로 하는 기업답게 입구에 강철 봉이 가지런히 정리돼있다. 마치 자동차 생산 공장처럼 한 줄로 이어지는 컨베이어벨트 형식이다. 가열과 성형, 열처리, 압축잔류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쇼트피닝 등 스프링의 제조 단계가 한 줄로 이어진다.

붉게 가열된 철이 휘리릭 빨려들어간다. 철봉 같은 일자에서 스프링의 모양으로 바뀐다. 로봇팔에 의해 운반한 스프링은 이후 열처리와 쇼트피닝의 과정을 거친다.

공장 옆 시험동에서는 스프링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가 진행된다. 75만 회를 목표로 코일스프링을 누른다. 부식을 점검하고 회전 굽힘 피로 시험, 노면에 대한 대응력 시험이 이어지며 염수를 분사해 부식 정도까지 확인한다. 총 30억원을 들여 만드는 성능시험 장비 가운데는 실제 차량에 장착된 스프링과 동일한 조건으로 테스트하는 ‘6축 시험기’도 있다.

성열각 대원강업 사장은 “허주열 창업주의 유지는 스프링과 시트였다”며 “대원강업은 이 분야 최고의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천안=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박주현 '깜찍한 손하트'
  • 있지 예지 '매력적인 미소'
  • 예쁜하트와 미소, 박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