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발언과 관련해 KBS 항의방문에 이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밤샘 농성을 했던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3명의 대표가 1시간 반 가량 청와대 박준우 정무수석, 이정현 홍보수석과 면담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오전 11시30분쯤 면담을 마친 뒤 "대통령과의 면담, KBS 사장과의 만남 주선 등을 청와대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 측은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 대통령의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언제쯤 면담이 가능할 지 곧 알려주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KBS 사장이 직접 공개 사과를 하고 이를 KBS가 보도하라는 것과 보도국장을 즉각 파면하라는 것, 두가지"라면서 "이런 요구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 수석 등은 "해당 발언이 사실이라면 책임져야 하겠지만 청와대가 언론사에 직접적으로 지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일단 의사전달은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박 수석 등이 'KBS 사장이 가족들과 만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진짜 만날 의사가 있는지를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가 보고 느낀 것들을 대통령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생생한 우리의 목소리를 전해주고자 면담을 요청하는 것이지 따지러 온 것이 아니라는 우리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의 생존자 구조, 진상 조사 등에서 발견된 문제들에 관해 이야기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선장과 선박회사에 대한 수사뿐 아니라 늑장 구조와 관련된 문제들도 있다는 것을 세세하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박 수석 등도 '자신들이 보고받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고 만남에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가족 대표들은 정무수석과의 면담에서 KBS 본관에 갔다가 청와대 앞까지 오게된 경위와 KBS 직원 2명이 폭행당해 입원하게 된 경위 등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청와대의 답변이 올 때까지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머물 예정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