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된 자는 그들을 돌보고 지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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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윤식 지음/스타북스/2만9000원 |
‘소파 방정환’ 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어린이날’일 것이다. 100여년 전 아직 이 땅에 인권의 개념이 자리 잡히기도 전에 어린이날을 제정하고 “제발 어린이를 때리지 마십시오”라고 외쳤던 방정환은 아동 인권의 선구자라 칭할 만하다. 그러나 소파는 ‘어린이날의 창시자’라는 수식어로 인해 진면목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안타까운 위인이기도 하다. 33년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그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한 것은 오직 나라의 독립이었기 때문. 방정환은 일제 치하에서 조선인이 주체성을 잃지 않고 독립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인권운동에 매진했으며, 조선인이 폭넓은 문화적 감수성으로 사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예술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던 인물이었다. 어린이 운동은 그 일환일 뿐이었다.
‘소파 방정환 평전’은 ‘어린이’라는 선구자적 개념에 갇혀 오히려 저평가되고 있는 사상가 방정환을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어린이날의 창시자로만 알려진 그를 ‘전방위적 실천가’의 관점으로 재평가한다. 전통 의복과 주택의 개선을 주장하고 그것을 실천한 실용주의자, 사회 개혁을 위해 사회주의를 받아들였으나 그 사상에는 구속당하지 않은 진보주의자, 남녀가 다르지 않으며 계급에 따라 인간의 가치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한 평등주의자, 나약한 위치에 있던 여자와 아이들을 위하고자 애쓴 박애주의자 등 방정환의 다양한 면모가 책을 통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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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파 방정환과 그가 창간한 잡지 ‘어린이’. 소파는 조선의 미래를 위해서는 아이들이 현실에 찌들고 무기력해지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해 어른들이 그들을 돌보고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
그의 이런 사상은 1923년 제1회 어린이날에 발표된 ‘소년운동의 기초조건’이라는 선언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그들에 대한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게 하라’, ‘어린이를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 14세 이하의 그들에게 무상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하게 하라’,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각양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행하게 하라’ 등 3개 항으로 이루어진 이 선언은 세계 최초의 아동인권선언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인권운동가뿐 아니라 문화산업의 선구자로서의 소파의 모습도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잡지 ‘어린이’뿐 아니라 최초의 영화잡지 ‘녹성’, 첫 종합여성지 ‘신여자’ 등을 창간하고 ‘개벽’ ‘신청년’ ‘신여성’ ‘학생’ ‘별건곤’ ‘혜성’ 등 연령과 계층을 망라한 잡지를 잇달아 히트시킨 출판기획자이면서 20개국이 참가한 ‘세계아동예술전람회’ 등을 개최한 벤처형 문화사업가, ‘비행사 안창남 귀국 비행’ 등을 추진한 이벤트 기획자 등 소파의 일면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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