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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차에 둔채 뒤늦게 수소문
대책본부 무성의에 두번 울어…수색 본격화에 부족 대란 예고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김모(17)양 가족은 22일 분통을 터뜨렸다. 실종된 딸의 인양 소식에 예약된 장례식장을 찾았지만 자리가 없다는 장례식장 직원의 말에 1시간여를 수소문해 겨우 다른 장례식장에 딸을 안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오후 9시쯤 실종된 단원고 김모(17)양의 아버지는 딸이 인양됐다는 소식에 즉시 병원으로 달려갔다. 확인작업을 마친 아버지는 “안산 A병원에 예약을 해뒀다”는 대책본부 관계자의 말에 3차례나 거듭 확인한 뒤 딸의 시신을 차에 싣고 5시간 넘게 달려 21일 오전 2시쯤 안산의 A병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장례식장 직원은 “지금은 자리가 없으니, 여기서 장례를 치르고 싶으면 새벽 6시까지 기다리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무책임한 사고대응도 모자라, 무성의한 대책본부의 태도에 충격을 받은 김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결국 김양은 1시간을 더 기다려, 인근 다른 병원으로 운구됐다.

구조작업 본격화로 사망자가 대거 인양되면서 장례식장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고 발생 1주일째인 22일 오후 사망자 수는 100여명으로 이 가운데 53명이 안산에 있는 12개 장례시설에 안치됐고, 밤늦게 10여구가 추가로 배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장례식장에 안치할 수 있는 유구는 22일 현재 60여구 정도다. 전체 실종자의 70%가량이 단원고 학생인 점과 대규모 시신 인양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장례식장 대란은 예고된 상황인 것이다.

이에 안산시 등은 수원과 화성 용인 시흥 부천 안양 성남시 등 인근 지역 장례식장에 안치 가능한 현황 등을 점검하며 장례식장 확보에 나섰다. 이들 지역 7개 시 장례식장에는 모두 340여구의 시신이 안치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 시설도 지역 주민의 사망이나 병실 등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면 우선 배정할 수밖에 없어 온전히 다 쓸 수가 없는 현실이다.

안산=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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