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총력을 다해 세월호 선내와 인근 해상 수색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희생자들이 발견되고 있다.
시간이 더 지연되면 선내에 탑승자가 남아 있더라도 생존 확률이 희박할 뿐 아니라 시신이 심하게 훼손될 수 있어 구조팀이 수색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층 수색 집중
구조팀은 22일 오후 3시쯤 선내 3층 식당 진입에 성공, 수색작업을 벌였다. 전날 식당 진입로를 개척한 이후 뒤엉킨 부유물 때문에 문 개방에 어려움을 겪다가 하루만에 식당 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식당칸에는 냉장고와 조리기기, 의자, 테이블 등이 둥둥 떠있어 수색에 애로가 많은 곳이다. 이로써 3층 수색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를 뛰어넘은 셈이 됐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식당 옆 라운지에서 실종자를 찾아낸 뒤 다음 목표가 식당이었다”며 “라운지와 식당칸 사이에는 격벽이 있는데, 그것을 부수는 게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침몰 일주일째를 맞아 구조팀은 전날보다 더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실종자 구조·수색에 나선 결과 시신 34구를 추가 인양했다. 이에 따라 사망자는 총 121명으로 늘어났다.
구조팀은 유도선(가이드라인)을 설치한 이후부터 20일 시신 23구, 21일에는 29구를 각각 수습했다. 하지만 여전히 181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다.
구조팀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신 훼손이 심해질 것을 보고 수색 시간을 앞당기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아직 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곳을 집중적으로 찾아다니고 있다. 해상 입체수색을 위해 함정 239척과 항공기 32대가 동원됐으며, 수중수색에는 755명의 구조인력이 투입됐다. 원격조정무인장비(ROV)도 적절히 활용되고 있다. 바지선 3척도 사고해역 인근에서 잠수요원들의 수중작업을 지원했다.
시신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세월호 침몰지점 반경 1㎞를 중심으로 정밀수색을 하는 한편 시신이 더 멀리 표류할 가능성을 감안해 저인망어선도 배치했다.
◆24일이 수색 고비
구조팀이 수색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조류가 빨라지기 전인 24일까지 구조를 마무리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현재 설치된 유도선 5개로는 1회 수색 시 잠수사 10명까지만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유도선 5개를 추가로 설치할 수도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하루 이틀의 시간이 또 필요하다.
이미 일부 시신의 훼손이 시작된 만큼 실종자 수색은 이번 주에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 연구원인 이모씨는 “익사자는 팔다리를 아래쪽으로 한 채 방치되는 일이 많아 팔과 다리, 머리로 피가 쏠리면서 3∼5일쯤 지나면 이 부분부터 붓기 시작한다”며 “얼굴이 붓기 시작하면 시신을 식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구조연합회 등 일부 민간 잠수사들은 해경과 해군의 수색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철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동남 한국구조연합회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돕겠다고 왔지만 한번에 물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많지 않다”며 “수중작업에 참여하지도 못하는데 무조건 배위에서 기다리거나 군경의 수색작업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진도·목포=이태영·오영탁·이보람·정선형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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