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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미개" 아들 댓글에 대형 악재 만난 정몽준

입력 : 2014-04-21 19:17:29 수정 : 2014-04-22 11: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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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유력시됐던 정몽준 의원이 대형 악재를 만났다. 자신의 막내아들인 정모(18)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사진)을 올린 사실이 21일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즉각 사죄했으나 비난 여론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 없다.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불찰”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서도 “아이에게 ‘잘 모르고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잘못했다’고 얘기했고 아이도 반성하고 있다”며 “그분들(유가족,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가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파문은 사상 최악의 참사로 비탄에 빠진 민심을 자극하는 것이어서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지율 고공 행진 중인 정 의원의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 판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당 관계자는 “상승세를 타고 있던 정 의원에게는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꼴’이 됐다”며 “정 의원이 본선에 진출하면 야권이 집중 공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후 정 의원이 최대 주주인 현대중공업의 울산 선박작업장에서 불이 나 2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정 의원은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정군과 함께 자택에 머물며 자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군은 앞서 사고 이틀째인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과 관련해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 사례랑 달리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이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하잖아”라고 썼다. 이어 “국민 정서가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필요)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지.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했다. 정군은 페이스북 친구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정부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자 댓글을 달았고 파문이 커지자 삭제했다. 

“사죄드립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아들 정모군이 페이스북에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데 대한 사죄문을 발표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새누리당은 집안단속에 초비상이 걸렸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당직자들의 언동이 있었던 점, 당 대표로서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지금은 애도와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온 당원이 명심해야 한다”고 사과·경고했다. 한기호 최고위원의 ‘좌파 색출’ 발언,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의 폭탄주 술자리 참석 등을 언급한 것이다. 당 사고 대책위는 구조된 학생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우려해 정신과 주치의를 1인당 1명씩 배정할 것을 정부 측에 요구키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당 사고 대책위는 19일부터 매일 의원단과 보좌진 협의회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신중’을 주문하고 있다. 이날도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임내현 의원의 마라톤 행사 참석과 관련해 ‘각별한’ 조심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연·박영준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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