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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카스트로 생일날 시위 기획”

입력 : 2014-04-15 19:40:00 수정 : 2014-04-15 23: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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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내 협력 활동’ 카포테 폭로
처음엔 행사비 지원하며 접근, 체제 전복 등 ‘이중간첩’ 요구
중남미·아랍 국가들이 최근 빈번한 반정부 시위 사태 배후로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지목하는 가운데 CIA가 쿠바의 반정부시위를 배후 조종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쿠바 정보기관 요원이자 전직 CIA 협력자라고 주장한 라울 카포테(사진)는 지난달 말 베네수엘라 국영TV ‘차베스 비베’와의 인터뷰에서 “CIA가 2006년 8월13일 피델 카스트로 당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생일에 수도 아바나에서 반정부 시위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고 캐나다 매체 글로벌리서치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쿠바 정보기관 요원이었던 그는 자신이 1994년 CIA에 포섭돼 2012년까지 ‘이중간첩’으로 활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내가 과거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벌였던 일을 돌이켜 보면) CIA가 요즘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사태는 물론 리비아, 시리아, 우크라이나의 ‘레짐체인지(정권교체)’에도 깊숙이 개입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코드명 ‘쿠바 프로젝트’ 책임자였던 CIA의 마크 워터하인(가명)과 쿠바 협력자 관리요원인 레니 그린월드(가명), 주쿠바 미국대사관 직원들이 2006년 아바나에 있는 한 CIA 안가로 그를 불러 카스트로 생일날 수도 도심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일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카포테는 “그들이 시위 날짜와 장소는 물론 알치 페레르라는 의사를 주동자로 정해놓은 것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카스트로 생일날 수도 한복판에서 ‘독재정권 물러가라’고 외치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반대하자 CIA는 “희생자가 나오면 오히려 금상첨화”라고 답했다고 카포테는 주장했다.

카포테는 CIA의 체제 전복 활동이 잔인했지만 잠정 협력자에 대한 포섭은 집요하고 주도면밀했다고 평가했다. CIA 요원들은 1988∼89년 당시 남부 시엔푸에고스에서 대학생 단체인 ‘사이즈 브러더스 문화연합’을 이끌던 카포테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처음엔 쿠바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고 싶다며 출판비나 행사비 등을 지원하겠다고만 했다. 특별한 요구 사항 없이 모임 때마다 수천, 수만달러씩 지원했다. 카포테는 CIA가 특히 대학생이나 교수들을 집중 공략한다고 귀띔했다. 이들 상당수가 현 체제에 가장 큰 불만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카포테는 1994년 CIA 협력자로 본격 활동하기 시작했다. CIA는 그를 포섭한 뒤 수년간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켈리 케이덜링 등 중남미 미국대사관 직원들과 어울려 칵테일 파티를 즐기는 게 주된 임무였다. 케이덜링은 베네수엘라 정부가 지난 2월 “국가 전복 행위를 했다”며 추방한 카라카스 주재 미국 대리대사로, 그는 CIA 요원이라는 게 카포테 주장이다.

카포테는 “CIA는 오랜 세월 협력자들을 키우는 데 아낌없이 투자한다”며 “일단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면 국내외 언론과 정부 내 인사 등 인력을 풀가동해 멀쩡한 정권을 궁지로 몰아넣는다”고 주장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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