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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만 살해 ‘난징대학살’ 증언·사진 생생한 기록

입력 : 2014-04-04 19:59:38 수정 : 2014-04-04 19: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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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장 지음/ 윤지환 옮김/미다스북스/1만3000원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난징대학살, 그 야만적 진실의 기록/아이리스 장 지음/ 윤지환 옮김/미다스북스/1만3000원

홀로코스트, 아우슈비츠, 안네 프랑크. 21세기를 살고 있는 한국인들마저도 20세기 중반 유럽에서 벌어진 비극과 관련된 이 단어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바로 옆 나라에서 벌어진 ‘난징대학살’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중국인들을 상대로 저지른 만행. 일본은 도망친 국민당군 잔당을 수색한다는 명분으로 당시 중화민국 수도였던 난징에서 6주 동안 포로들과 민간인들을 대규모 학살했다. 그 희생자는 최대 35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여러 국제정치적 이유와 가해자인 일본의 부인으로 알려진 사건의 진상은 많지 않다. ‘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 난징대학살, 그 야만적 진실의 기록’은 대학살의 진상에 대해 다양한 사료와 증언, 분석을 붙여 써 내려간 책. 2006년 ‘역사는 힘있는 자가 쓰는가’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 출간됐다 이번에 제목을 바꿔 재발간됐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첫 번째 부분에서는 대학살의 양상과 원인을 다양한 증언과 사료를 동원해 밝힌다. 특히, 사건의 과정을 일본·중국·제3국의 관점으로 나누어 서술하는데, 이런 다면적 분석을 통해 대학살의 양상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두 번째 부분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침묵으로 대담해진 일본이 어떻게 사건의 기억을 지워나가는지 보여준다. 냉전의 논리에 막혀 2차대전 승전국인 미국뿐 아니라 희생자인 중국마저 대학살의 진상을 외면하는 과정과 일본의 우익에 의해 이어지는 역사 왜곡과 은폐의 진상을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책은 숨겨졌던 역사의 진실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과 정당성에 대해서까지 내용을 심화시킨다.

저자인 아이리스 장은 미국 출신의 중국인 2세 역사학자.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난징대학살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온 그녀는 성장한 후 미국 및 서구에 이 사건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연구에 착수해 저작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충격적이고 끔찍한 소재의 연구를 통해 얻은 우울증과 일본 우익세력들의 협박에 의한 공포로 2004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책이 쓰인 지 17년, 저자가 운명한 지 10년이 지난 2014년, 일본의 우경화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책 속에 담긴 끔찍한 진실뿐 아니라 이런 현실로 인해 편치 않은 마음으로 읽게 되는 책이다. 그러나 그만큼 얻게 되는 깨달음의 크기가 큰 책이기도 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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