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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보수 지급했더니 30억 손실…얼마나 줬길래?

입력 : 2014-04-03 17:05:56 수정 : 2014-04-03 17: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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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브랜드 'PAT'로 유명한 평안엘앤씨는 지난해 대표이사에게 187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하느라 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일 평안엘앤씨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평안엘앤씨 창업주 김항복 전 회장의 손자인 김형섭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퇴직금 160억원과 연봉 27억7600만원을 합쳐 총 187억7600만원을 챙겼다. 퇴직금 160억원 가운데 세법상 퇴직금 한도를 넘긴 74억원5700만원은 기타 근로소득으로 처리했다.

여기에 김 전 부회장은 지난해 대표이사로 지냈던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에서도 14억2800만원의 연봉을 받아, 지난해 두 회사로부터 받은 보수는 총 202억4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31일자로 네파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났다.

문제는 평안엘앤씨가 지난해 김 전 부회장에게 187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하면서 매출 1600억원을 올리고도 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2012년 영업이익도 6억4000만원으로 한자리에 불과했다. 다만 지난해는 풍부한 이익잉여금 덕분에 영업외 활동(계속사업이익)으로 당기순이익 61억원을 거두면서 겨우 적자를 면했다. 평안엘앤씨의 지난해 12월말 이익잉여금은 2111억원대에 달했다.

이에 대해 평안엘앤씨 관계자는 "기타 근로소득은 퇴직금의 일부인데 세법상 퇴직금으로 인정되는 부분을 제외한 소득 부분"이라며 "김 전 부회장이 25년 재직해서 근속기간이 길고 회사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해 퇴직금 지급 규정에 맞게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회사는 퇴직금 지급에 대비해 퇴직금 충당금을 쌓는 것이 의무화돼 있다. 평안엘앤씨는 지난 2012년 한해에만 26억원의 퇴직금 충당금을 쌓는 등 누적 충당금이 69억원에 달했다. 2012년 6월 5일 네파를 인적분할한 뒤 208명이던 직원수도 100여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지난 한해에만 갑자기 99억원의 퇴직충당금을 쌓아 누적충담금을 약 169억원까지 불렸다.

현재 평안엘앤씨는 김형섭 전 부회장의 퇴직으로 동생인 김형건(김알버트해리) 대표가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지분 44.2%를 보유한 김 전 부회장이다. 동생 김형건 대표는 3.4%의 지분을 갖고 있고, 그외 김 전 부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팰㈜가 21.4%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간접지분까지 합치면 김 전 부회장의 평안엘앤씨의 지분은 65.6%나 된다.

팰㈜는 아웃도어 브래드 '오프로드'를 가지고 있다. 평안엘앤씨는 지난해 펠㈜의 지분을 12.25%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초 네파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기전 보유지분 전량을 김 전 부회장에게 팔았다. 이에 따라 펠㈜는 김 전 부회장의 개인소유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평안엘앤씨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김형섭 전 부회장은 당분간 아웃도어 브랜드 '오프로드' 경영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전 부회장은 네파의 지분 87.4%를 보유한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 티비홀딩스의 지분도 9.33% 가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전 부회장이 네파는 물론 평안엘앤씨의 경영에서 모두 손을 뗀 만큼 당분간 아웃도어 오프로드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평안엘앤씨에서 지난해 총 200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긴 만큼 인수합병을 통해 다른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평안엘앤씨는 김 전 부회장 조부인 고 김항복 회장이 창업했다. 그는 '독립문 메리야스'로 기반을 다졌고, 김 전 부회장 선친인 고 김세훈 회장은 'PAT'로 의류시장에 진출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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