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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국가간 분쟁위험 높여”

입력 : 2014-03-31 19:44:06 수정 : 2014-04-01 00: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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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 5차 평가보고서 발표
기후변화는 인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식량 생산량 감소와 빈곤 심화가 분쟁의 위험을 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31일 일본 요코하마 회의에서 승인한 제5차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가 밀과 옥수수 생산량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이는 곡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결과 평균기온이 20세기보다 2℃ 이상 상승할 경우 2030년 이후 밀 수확량은 10년마다 2%, 옥수수 수확량은 1% 감소하며 수자원 확보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한 세계경제 손실액을 소득의 0.2∼2.0% 수준(약 1400억∼1조400억달러)으로 추산했다. 온실가스 감축 없이 현 추세가 유지된다면 지구 평균기온은 21세기 말까지 3.7℃ 오르고, 해수면은 63㎝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식량·수자원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각국의 안보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저지대 국가 등에서는 폭풍해일과 연안 홍수로 토지가 유실돼 수억 명의 이주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견했는데, 이는 기후변화가 영토·자원 분쟁의 간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로 연결된다. 보고서는 “빈곤, 경제적 충격 등 분쟁의 동인을 악화시켜 내전, 집단 간 폭력과 같은 갈등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구상 어느 누구도 기후 변화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는 70여개국 309명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2007년 제4차 보고서의 2배 분량인 총 32권 2600쪽으로 만들어진 보고서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48쪽짜리 요약본으로 전달돼 100개국 정부가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적십자에 따르면 요약본에는 ‘위험’이라는 단어가 230번 이상 쓰였다. 7년 전 같은 단어가 40차례 언급됐던 것과 비교하면 기후변화의 위험요소가 커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식량·안보 위협 증대 외의 위험요소로는 폭염, 식품매개·수인성 질병, 영양결핍 등이 거론됐다.

한편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리처드 톨 영국 서섹스대 교수는 “기후변화에 내몰린 인류의 취약성에 대해 우려가 지나치고 ‘바보 같은’ 멘트가 포함됐다”며 요약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 달라고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고 FT가 보도했다.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 분야 초안을 담당한 톨 교수는 지구온난화 위험이 훨씬 심각하다고 주장한 다른 교수들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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