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알림2관에서 열린 개관식은 일단 성황을 이뤘다. 30분간 진행된 개관식은 세계 각지에서 온 디자이너, 패션 전문가, 정치권 인사, 초청 시민 등으로 900여개 좌석을 꽉 채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DDP의 비전’을 주제로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디자인 상권이라는 지역성, 흥인지문에서부터 시작된 역사성을 강조했다. 또 60여회에 걸쳐 3만여 시민·전문가와 운영방향에 대해 소통했다는 점을 소개하며 “시민의 편리와 만족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해마다 320억원에 달하는 운영경비는 2015년부터 100% 자립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는 오세훈 전 시장 재임 당시 지역성과 역사성을 무시하고 거액을 들여 수입한 건축물이라며 가해졌던 비판을 의식한 설명이다. 박 시장은 “2011년 취임 당시 공정의 64%가 이미 진행돼 오 전 시장께서 그리신 꿈이 영글고 있었다”며 “우려가 있었고 아쉬움도 깊었지만 ‘DDP 우주선’은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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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개관한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왼쪽 사진).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인 DDP 개관식에 참가한 시민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이날 DDP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손을 꼭 잡고 나선 노부부 등 여러 시민들이 몰려 흥행에 성공한 모습이었다. 도봉구 쌍문동에서 찾아온 김서남(66)씨는 “개관식을 한다는 뉴스를 보고 아침부터 왔는데, 젊었을 땐 구경도 할 수 없던 것이니 신기하다”며 상기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외관도 내용도 압도적인 DDP 앞에서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부인과 함께 찾아온 박노균(75)씨는 “매우 웅장한 것 같다”면서도 “개관식에도 자리가 없어서 못 들어갔고 아직 혼란스러운 것 같다”고 했다.
DDP 앞 한쪽에선 ‘민생복지시민행동’이라는 단체명으로 플래카드를 든 지역민 10여명이 전단을 나눠주느라 분주했다. 이들은 “성곽과 풍물은 거대한 플라자에 가려져 초라하게 눌려 있다. 동대문 운동장에서 풍물시장 노점과 상가철거민들은 대책도 못 받고 쫓겨다니며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렇게 호사스러운 개장식을 하느냐”고 했다.
도승연 광운대 교양학부 교수는 “앞으로 DDP라는 공간 안에서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대중과 공유해 나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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