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카네기 자연사박물관·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유타대 공동연구진은 19일 미 과학저널 플로스 원에 ‘안주 와일리에이(Anzu wyliei·사진)’라는 학명을 붙인 공룡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0년 전 사우스·노스다코타주 헬 크리크 지층에서 뼈대 조각 3개가 발견돼 카네기 자연사박물관에 뼈대 모형으로 전시돼온 이 공룡은 닭처럼 생겨 ‘지옥에서 온 닭’으로 불렸다.
안주 와일리에이는 중생대 백악기인 6800만∼6600만년 전 북미 대륙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길이 3.5m에 무게 200∼300㎏으로, 북미에서 발견된 가장 큰 오비랍토르다. 백악기 후기 공룡인 오비랍토르는 몽골에서 화석이 프로토케라톱스 알들과 함께 발견돼 ‘알 도둑 공룡’으로도 불린다. 과학자들은 오늘날 조류가 오비랍토르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조류와 비슷한 게 이 공룡의 가장 큰 특징이다. 닭처럼 머리 위에 벼슬이 있고 손톱과 발톱은 알이나 먹잇감을 움켜쥐기에 편리한 갈고리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부리처럼 생긴 짧은 입 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없다. 또 타조처럼 긴 다리가 있으며 깃털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들 연구진은 2005년 각자 보유 중인 공룡 화석 3개가 같은 종이란 점을 깨닫고 공동 연구를 시작해 화석을 바탕으로 뼈대를 재구성하고 분석해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안주(Anzu)와 와일리에이(Wyliei)는 각각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나오는 악마새와 박물관 이사의 손자 이름에서 따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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