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미래식량안보 대비해야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즉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와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가 막을 내렸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지난 13일 막을 내린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곡물의 자급과 식량의 안전을 보장해 13억 중국 인민의 밥그릇을 확실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식량안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중국의 우주육종(space breeding)도 그런 노력 중의 하나로 평가된다.
인공위성 덕분으로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우주선을 이용한 우주육종에서도 놀랄 만한 성과가 기대된다. 우주바이오기술은 우주환경에서 우주 방사선이나 진공, 미소중력 같은 극한환경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유전형질 차원에서 연구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향후 우주시대에 대비뿐 아니라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품종 육성에도 활용될 수 있다.
농작물 품종개량은 암수를 교배해 잡종후대에서 유용한 변이체를 선발하는 교배육종, 방사선 등 인위적으로 식물체 자체에 유전적인 변이를 유도하는 돌연변이육종,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유용유전자를 도입하는 분자육종의 세 가지가 있다. 돌연변이육종에 해당하는 우주육종은 우주환경에서 염색체가 스스로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방사선이나 유해물질 문제가 없으며 교배육종이 곤란한 식물 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오랜 시간 걸릴 수 있는 종자의 자연변이를 우주 환경이 가속화하기 때문에 육종기한을 단축할 수도 있다. 우주육종의 신품종은 높은 생산량, 우수한 기능, 뛰어난 재해저항성 등의 특징도 기대돼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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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생명공학 |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인공위성을 많이 쏘아 올렸지만 우주육종 개발만을 위한 인공위성은 2006년 중국의 스젠(實踐) 8호가 최초이다. 스젠 8호에는 2020건의 농작물 종자와 미생물 균종 등이 탐재돼 우주환경에서 변이유도 비행실험을 했다. 독자적인 귀환식 우주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한국은 중국과 협력해 스젠 8호에 우리나라 토종 종자 8종도 탑재해 그 후대에서 나타나는 생물변화 및 유전변이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2008년 러시아 무인화물 우주선에 벼, 무, 난, 무궁화 등 우리나라 종자 11종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 우주환경에 노출시킨 후,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지상으로 가져온 것으로 식물생장 변화 및 유용 돌연변이체 선발에 의한 우주 육종 등의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2011년 고양꽃전시회에서 화제가 된 ‘소연난’은 우주환경에서 탄생한 난이다.
우주기술개발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은 중국의 우주선, 우주정거장 등 중국우위 시설을 공동 활용해 양국 공동의 문제인 식량문제, 에너지문제, 환경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우수한 품종을 육성하면 한·중 상생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양국의 공동 관심사인 중국 사막화지역에 적합한 우주 신품종을 공동으로 개발하면 황사 방지뿐 아니라 식량자원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다. 2012년 기준 중국의 식량자급률 87%는 우리나라 23%에 비해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중국은 미래 식량안보에 대비해 식량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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