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씨 속에 46명의 아들이 잠들어 있는 사병3묘역을 찾은 유족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각자 제를 올렸다.
곁에서 떠나보낸 지 4년째 돼가지만 묘비를 어루만지는 유족의 손길은 마치 어제 헤어진 아들을 만난 것처럼 애틋했다.
유족들은 이어 4주기 추모식 준비를 위해 미리 준비한 꽃과 태극기를 새로 갈아 꽂으며 묘역 주변을 단장했다.
임재엽 중사와 이상민 하사의 네 살배기 조카들은 고사리 손으로 삼촌의 이름이 적힌 묘비를 정성스럽게 닦았다.
임 중사의 조카는 삼촌이 평소 좋아했던 캐러멜을 연방 묘비에 올려놔 다른 유족의 미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어느새 훌쩍 큰 자신들의 모습을 자랑이라도 하듯 묘역 이곳저곳을 아장아장 걸어 다니는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비교적 밝은 분위기 속에서 만난 한 유족은 "애써 마음을 누르다가도 문득 찾아오는 허전함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굳이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이 유족은 "4년이 지났으나 마치 어제 일처럼, 4년이 하루인 것처럼 슬픔이 느껴질 때가 있다"며 "매년 3월은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오는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천안함 4주기 추모행사가 열린다.
해군은 장병 정신무장을 강화하고 국민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을 위해 21∼27일을 '천안함 피격 사건 상기 기간'으로 정할 방침이다.
해군 측은 이날 대전현충원에서 유족을 상대로 추모행사 설명회를 했다고 전했다.
대전현충원도 오는 22일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 걷기대회를 진행하는 한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추모 분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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