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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민의힐링스토리] 고생 끝에 낙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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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3-13 21:51:02 수정 : 2014-03-13 21: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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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한 대지는 푸석푸석 무르다. 해빙기의 봄비는 가뭄의 비 이상으로 단비다. 비 온 뒤에 땅이 굳기 때문. 식물들이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새싹을 틔울 준비가 된 셈이다. 생명이 움트는 과정에는 인고(忍苦)의 기다림이 존재한다. 그렇게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자연의 법칙은 이처럼 고락(苦樂)이 파동처럼 반복된다.

그러나 고락의 파동곡선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것은 고(苦)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이다. 고를 부정적이고 피동적으로 받아들일 때 이는 고통일 따름이다. 반면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즐기면 고행이다. 고통은 질병으로 진행되지만, 고행은 몸과 마음의 힘을 키워 체력과 정신력을 강화시킨다. 고대의 요가나 불교, 자이나교에서는 수행(修行)이 곧 고행이었다. 고행을 산스크리트어로 타파스(tapas)라고 한다. ‘내면의 열기’ 또는 ‘열정’을 뜻하는 말이다. 몸과 마음을 닦는 것은 곧 불과 같은 열정으로 내면의 힘을 키우는 인고의 과정이다.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앎의 원형은 비움이요, 힘의 원형은 견딤이다.” 소설 ‘해인의 비밀’ 실존 주인공 한울 김준원 선생의 말이다. 비움은 명상이요, 견딤은 고행을 말한다. 명상은 지혜로서 온전한 앎(全知)을, 고행은 힘을 고취해 능력(全能)을 낳는다. 즉 수행은 명상과 고행이다. 그 목적은 신인일체(神人一體)이며, 결과는 전지전능(全知全能)이다. 수행자들이 단식, 특별한 자세, 호흡조절, 기도, 명상 등의 고행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이유이다.

삼국지의 관우는 뼈를 깎는 경험을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극복했다. 그 결과는 자신과의 싸움과 타인과의 싸움 모두에서의 승리였다.

관우는 적과의 전투 중 팔에 독화살을 맞는다. 당대 최고의 의사 화타는 뼈에 스며든 독을 제거하기 위해 나서고. 결국 살을 도려내고 뼈를 긁어내는 대수술을 집행한다. 화타는 환자가 고통에 몸부림칠 것에 대비해 기둥에 묶으려 했지만 관우는 이를 거부한다. 대신 측근 마량을 불러 태연하게 바둑에 몰입한다. 낭자한 유혈과 뼈를 긁어내는 섬뜩한 소리. 겁에 질린 건 오히려 막사 안에서 이를 지켜보던 수하들이었다. 삼국지의 유명한 외과수술 장면이다. 삼국지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관우와 마량의 바둑 승자는 과연 누구였을까? 바둑에 온전한 몰입으로 수술의 고통을 이겨낸 관우가 아닐까!

모든 것은 변화를 거듭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 극심한 육체적 고통이나 마음의 슬픔도 자연스레 일어났다 사라지는 현상일 뿐이다. 다행이 우리 몸은 고통이 심할 때 진통제 역할을 하는 엔돌핀의 분비가 증가된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가 느끼는 러너-하이(runner-high)라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격한 운동으로 처음에는 매우 힘들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몸이 날아갈 듯 가볍고 즐거운 상태를 경험한다. 고통 끝에 행복을 느낀다는 역설이 성립된다. 그렇다고 무지하게 무리하라는 말은 아니다. 중도(中道)의 지혜를 가지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갖자는 것이다.

류현민 한국전인치유연구소장·뷰티건강관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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