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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1도 낮아지면 6원 절감…가격은 왜 안내려?

입력 : 2014-02-23 16:01:55 수정 : 2014-02-24 09: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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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가 최근 '처음처럼'의 도수를 19도에서 18도로 낮췄고, 하이트진로도 조만간 18도 대로 낮춘 '참이슬' 출시하는 등 '저도수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소주의 도수를 낮출 경우 생산단가는 낮아지고, 판매량은 늘어 업체로서는 1석2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가격 특히 업소 판매 가격은 그대로여서 사실상 원가 절감으로 기업 이익만 생각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소주 도수를 1도 낮추면 360㎖ 소주 1병당 원가는 6원 절감할 수 있다. 소주 도수가 낮아지면 주정의 양이 줄어 생산 단가가 낮춰지기 때문이다. 주정은 쌀보리, 고구마 등 전분질을 발효시켜 증류해 만든 에탄올 원액이다.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넣고 만든 것이 희석식 소주다.

예를 들어 360㎖의 19도 소주라면 주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다. 18도로 도수를 낮추면 주정의 비중은 18%로 낮춰진다. 주정 가격은 대한주정판매주식회사에서 가격을 결정하는데 현재 드럼(200ℓ)당 3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를 계산하면 360㎖ 19도 소주에 들어간 주정의 양은 68.4㎖로 가격은 112.86원이다. 18도 소주에는 64.8㎖의 주정이 들어가고 가격은 106.92원이다. 1도가 낮아지면 소주 1병당 주정 가격은 6원이 줄어든다.

국내 판매되는 소주는 한해 약 34억병이다. 알코올 도수가 1도 낮춰지면 204억원의 원가를 줄일 수 있다.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로 보면 하이트진로가 44.4%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주류와 무학이 각각 17.2%와 15.1%로 3사의 소주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게다가 곡물가격 하락과 원달러 하락으로 주정의 수입가격 또한 내려 원가부담이 더욱 줄었다. 그러나 각 소주 제조사는 꾸준히 가격을 올려왔지, 단 한 차례도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롯데주류 역시 이번에 '처음처럼'의 도수를 1도 낮추면서 360㎖ 용량의 출고가는 946원으로, 1원도 낮추지 않았다. 

소주 도수경쟁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화됐다. 1970년대 25도짜리 소주가 출시된 이후 30년간 25도 소주 공식이 지켜져 왔다. 그러다 1998년 하이트진로가 23도짜리 '참이슬'을 출시하면서 저도주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후 롯데주류가 2004년 21도짜리 '산'을 내놨고, 2006년에는 20도로 낮춘 '처음처럼'을 출시했다. 2007년과 2012년에는 19.5도, 19도까지 도수를 낮춰, '20도의 벽'도 깨졌다.

물론 지역소주 가운데 16.5도까지 낮춘 소주가 있지만 롯데, 하이트 등 주력업체에서 도수를 18도로 낮추면서 이제 18도 소주의 대중화 시대가 열리게 됐다. 소주 도수가 낮춰지면서 원가 절감 효과와 함께 매출증가도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여성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소주의 출고량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4년 소주 출고량은 92만8000㎘였지만, 2005년 93만㎘, 2006년 95만9000㎘, 2007년 96만2000㎘로 매년 증가했고, 2008년에는 100만4000㎘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소비심리 위축으로 2009년에는 92만9000㎘, 2010년 93만1000㎘, 2011년에는 92만3000㎘로 증감을 반복하다 2012년에는 95만1000㎘로 또 전년대비 3% 늘어났다.

업계 전문가는 "저도주 경쟁은 알카리수, 숯으로 정화한 물을 사용했다는 등 이른바 물성 경쟁의 한계 지점에서 업체가 선택한 필연적 과정이다"며 "표면적으로는 웰빙 바람을 탄 저도주 추세에 따른 것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판매율을 높이려는 마케팅 전략과 영업이익을 높이려는 업체의 경영전략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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