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력 좋아 단거리 기대주 꼽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계주에서 감동적인 역전 드라마로 금메달을 따내면서 ‘5번째 선수’인 공상정(18·유봉여고)도 주목받고 있다. 빼어난 기량 외에도 여자 아이돌을 연상케 하는 귀여운 외모, 귀화 이력까지 화제다.
공상정은 대만 출신의 화교 3세다. 그의 집안은 할아버지 세대에 대만에서 한국으로 이주했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공상정의 고향도 대만이 아닌 춘천이다. 중국어는 알아듣는 수준이고, 좋아하는 음식도 한식일 정도로 ‘한국 사랑’이 각별하다.
춘천 남부초등학교 1학년 때 취미로 스케이팅을 시작한 공상정은 5학년 때 쇼트트랙으로 전향해 국가대표의 꿈을 키웠다.
중학생 때부터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등학교 언니들을 제치고 500m와 1000m, 1500m를 싹쓸이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뽐냈다. 그러나 국적 문제로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하며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주니어 때 실력으로도 공상정은 당장이라도 대만 대표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반드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꿈을 꿨던 공상정이기에 대만 대표팀을 끝내 선택하지 않았다. 타국 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가 국적을 바꾸면 최고 3∼4년까지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규정 탓에 대만 대표를 선택했다가는 최종 꿈인 태극마크를 달기 힘들기 때문.
이에 대한빙상연맹은 ‘우수인재 복수국적 취득제도’를 통해 공상정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대한체육회에 추천을 의뢰했다. 법무부는 2011년 12월 공상정을 ‘우수 외국인재’로 선정해 특별 귀화를 허락했다. 국적을 한국으로 바꾼 그는 지난해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여자부 종합 5위로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대표 선발전 종합 5위라 이번 올림픽에서는 계주 멤버로만 나섰지만, 공상정은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미래로 꼽힌다. 한국 선수들이 취약한 단거리 종목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 스타트가 좋고 순간 가속도를 붙이는 능력이 빼어나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500m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미래의 단거리 에이스감이다.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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