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이상 손실… 후유증 더 커
“지금이 기회”… 2∼4위 경쟁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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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없는 카드사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내수동 KB국민카드 본사 영업점 입구에 사과문과 함께 영업정지 내용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물의를 일으킨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등 카드 3사는 이날부터 3개월간 영업정지에 들어갔다. 허정호 기자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롯데·NH농협 카드는 이날부터 5월16일까지 3개월간 영업정지에 들어갔다. 지난달 터져나왔던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징계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11년만의 영업정지다. 당시에는 2개월간 신규 카드 발급 및 회원 모집이 제한됐지만 이번에는 3개월간 신용·체크·기프트카드 발급 및 신규 회원 모집, 여행업·통신판매·카드슈랑스 등 부대업무도 모두 중단됐다. 단 기존 고객의 카드 재발급과 결제, 한도 내 신용대출 등은 가능하다.

정보유출 사태가 카드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번지면서 다른 카드사들도 침통한 분위기이지만 카드신청 업무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등 영업정지 기간 동안 고객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1∼9월 누계 기준 카드사의 시장 점유율은 신한 21.9%, 삼성 14.4%, KB국민 13.8%, 현대 13.5%, 롯데 8.1%, 농협 7.1% 순인데, KB국민·삼성·현대는 2∼4위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KB국민의 영업정지로 카드업계 판도가 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석 달 간 카드를 새로 발급받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할 텐데 일단 3사는 제외되는 것 아니냐”며 “쉬쉬하고는 있지만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하는 곳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24일부터 영업정지 3사 외 카드사들의 텔레마케팅을 재개하도록 하는 한편, 영업정지 기간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행위를 강력 제재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영업정지된 3사 외의 카드사 임원들을 긴급 소집, “남의 불행을 이용해 영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정보유출 사태를 이용한 마케팅 편법 행위가 적발되면 엄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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